우리금융시작부터 휘청? 우리투자證, M&A·신사업 '빨간불'

[딜사이트 김동호 기자] 10년 만에 증권업계에 돌아온 우리투자증권이 출범 초기부터 암초에 부딪혔다. 우리금융그룹 산하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의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달 초 출범한 우리투자증권은 추가적인 증권사 인수합병을 통해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태로 추가 인수합병에 적신호가 켜졌다. 또한 신사업 진출 여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가 금융당국의 징계를 받을 경우, 추가 M&A는 물론 자회사의 신규사업 진출도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5일 여의도 TP타워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5년 내 자기자본이익률(ROE) 10%, 10년 내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입이 목표"라며 "자체적인 이익축적 노력뿐 아니라 2~3년 내 2차 인수합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의 현재 자기자본은 1조1500억원 규모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산하 증권사 중 가장 작다. 심지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초대형IB가 즐비한 상황에서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로써 자기자본이 너무나 부족한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업계 18위 수준으로 추가적인 자본 조달, 조직 확장 등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지원에 나섰다. 우리금융지주는 최근 다올투자증권 태국법인(다올 타일랜드, Daol Securities (Thailand) PCL) 인수를 검토 중이다. 다올 타일랜드는 태국에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리츠 등을 거느린 지주회사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에도 다올투자증권으로부터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 52%를 인수해 계열사인 우리벤처파트너스로 편입했다. 이미 유사한 딜이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인수 성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사태가 터지면서 추가 인수합병 성사 여부는 미궁에 빠졌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금융감독원 조사와 함께 검찰의 수사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금융지주는 물론 산하 계열사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우리투자증권의 전신인 우리종합금융과 우리저축은행 등에 대한 부당대출 여부도 조사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우리금융(그룹의) 행태가 더는 신뢰하기 힘든 수준"이라며 손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과 관련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금융의 100% 자회사로, 모회사가 감독당국의 징계를 받을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신사업 진출에 제한을 받는다. 또한 추가적인 증권사 인수합병도 대주주 요건 등에 결격사유가 생길 수 있다.
초대형IB를 목표로 내세운 우리투자증권은 현재 증권, 펀드 등 투자매매업 및 중개업에 관한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파생상품 등과 관련된 라이선스는 확보하지 못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 M&A를 무조건 하겠다는 방침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자체 성장을 통한 대형화를 추구하고 있다"며 "적당한 매물이 나오면 M&A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파생상품(라이선스 획득)은 중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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