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지난 2022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하며 사업지주회사가 된 동원산업이 올해도 공모 회사채(공모채) 시장을 찾는다. 눈길을 끄는 건 지난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를 한국투자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교체했는데,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동원산업 측은 자사가 지주회사로 전환되면서 창업자 김재철 명예회장이 동원산업의 지분을 새로 보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김 명예회장은 동원산업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주주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 점이 주관사를 교체한 배경으로 꼽힌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원산업이 3년 단일물 700억원 규모 공모채 발행을 위해 이달 28일 수요예측에 나선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400억원으로 증액 발행 가능성을 열어뒀다. 발행일은 내달 5일이며, 희망금리 밴드는 개별민평금리에 ±30bp(1bp=0.01% 포인트)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다.
공모채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은 합병 이전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발행한 1000억원 규모 공모채의 만기에 따른 차환자금으로 사용할 전망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동원산업의 별도기준 보유 현금은 1226억원 수준이다.
눈길을 끄는 건 동원산업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공모채 발행을 위한 주관사단으로 삼성증권을 택했다는 점이다. 동원산업은 지난 2014년 공모채 시장에 데뷔한 이래 지난해까지 총 8회의 공모채를 발행했는데, 이중 6회는 한국투자증권과 단독주관 계약을 맺는 등 돈독한 관계를 지속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동원산업은 기존 한국투자증권이 아닌 삼성증권에 단독주관 업무를 맡기면서 변화가 포착됐는데, 그 변화가 올해까지 연이어 이어지고 있다.
동원산업이 한국투자증권과 주관 계약을 맺지 않게 된 배경은 뭘까. 지난 2022년 동원산업이 동원엔터프라이즈를 흡수합병하면서 사업지주회사가 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의 합병 후 창업자 김재철 명예회장은 기존 동원엔터프라이즈 주주에서 동원산업 주주가 됐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김 명예회장이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설립자로서 현재 상징적으로 해당 기업의 주식을 소량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합병 이후 김 명예회장은 동원산업과 한국투자증권 등 양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김 명예회장이 양사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더라도 동원산업이 한국투자증권과 주관 계약을 맺고 공모채를 발행이 법적 이슈로 불거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지난 2003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동원그룹에서 계열분리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원산업 측은 김 명예회장이 양사의 주식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만큼 외부에서 봤을 때 오해의 소지를 줄 수 있다고 판단, 지난해부터 발행 주관사를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올해까지 그 결정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과 주관 계약을 맺는다고 해서 법적 이슈가 발생하진 않지만 오해의 소지를 원천 차단하는 목적에서 주관사 변경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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