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재도전절반이 구주매출? 흥행 발목 잡나
[딜사이트 김동호 기자] 지난 2022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던 케이뱅크가 올해 하반기 재도전에 나선다. 당시보다 덩치를 키우고 내실을 다진 만큼 중도 포기는 없다는 각오다. 다만 앞서 전량 신주모집으로 IPO를 추진한 것과 달리 이번에 공모주의 절반을 구주매출로 채우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구주매출은 기존 주주의 차익실현을 위해 택하는 방식으로, IPO 기업에 공모자금이 유입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로 평가받는다. 또한 최근 IPO 기업에 대한 투자열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요소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 증시 상장을 목표로 지난 6월28일 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총 8200만주를 공모할 계획으로, 이 중 절반인 4100만주는 구주매출이다.
현재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는 비씨카드(33.72%)이며 ▲우리은행(12.58%) ▲베인앤캐피탈(BCC KINGPIN, LCC)(8.19%) ▲MBK파트너스(Khan SS L.P)(8.19%) ▲카니예 유한회사(6.14%) ▲NH투자증권(5.52%)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5.12%) ▲한화생명보험(3.13%) ▲케이로스 유한회사(2.66%) ▲컴투스(2.05%) 등이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번 IPO 과정에서 공모 물량의 절반을 구주매출로 바꾼 이유를 두고 시장에서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목소리가 반영됐다고 보고 있다.
케이뱅크는 2021년 7월 유상증자를 통해 1조 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는데, 당시 베인캐피탈, MBK파트너스, 카니예 유한회사, 제이에스신한파트너스, 컴투스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이들의 투자금 규모는 7250억원에 달한다.
당시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BC카드는 이들에게 향후 5년 내에 케이뱅크가 적격 상장하지 못할 경우 행사할 수 있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했다. 2026년까지 아직 시간은 있지만, 이미 한차례 상장 계획을 연기했던 만큼 이번에 IPO를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계획이다.
또한 IPO를 통해 자본 건전성도 높인다는 목표다. 케이뱅크는 신주 발행분의 공모자금 외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했던 자금 중 FI의 투자금 7250억원을 자본으로 편입할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FI의 투자금 7250억원을 케이뱅크의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자금은 콜앤드래그(조기상환청구권·동반매각청구권)가 부여돼 FI가 다시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뱅크가 성공적으로 IPO를 마치고 증시에 상장하면 콜앤드래그는 사라지게 돼, 7250억원이 완전한 자본으로 편입된다.
다만 공모물량의 절반이 구주매출이란 점에서 이번 케이뱅크 IPO의 흥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케이뱅크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책정이 되지 않은 상황인 데다, 최근 얼어붙고 있는 IPO 시장 분위기, 상장 후 오버행 우려 등 케이뱅크가 넘어야 할 산이 높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IPO 시장의 분위기가 상반기와는 확실히 달라졌다"며 "기관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의 공모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확실한 투자매력을 어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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