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VA, 대기업 투자 유치 '승승장구'…LG·SK 러브콜
1800억 알파인텔리전스 펀드 결성…연내 2700억 증액 목표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최근 신규 결성한 '알파 인텔리전스'의 주요 유한책임투자자(LP)로 국내 대기업 계열사가 연달아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와 SK네트웍스 등이 수백억원대 출자금을 내놓으며 국내 딥테크 초기기업 발굴에 나선 것이다.


19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SBVA는 최근 1억3000만달러(한화 약 1800억원) 규모의 알파인텔리전스 펀드를 결성하고 연내 다수의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추가 결성(멀티클로징)을 추진하고 있다. 멀티클로징을 마무리하면 최대 2700억원 규모의 펀드 탄생이 가능할 전망이다.


회사는 인공지능(AI)과 딥테크(선도기술), 로보틱스 분야에 성장 잠재력이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SBVA가 올해 세 번째로 결성한 펀드로 상반기 결성한 2000억원 규모 '2023 알파 코리아 펀드'와 300억원 규모 'AI Healthcare 펀드' 등 올해 누적 결성액은 약 4000억원에 이른다.


주요 투자자로는 앵커출자자인 소프트뱅크그룹(SBG)을 포함해 SK네트웍스, 한화생명, LG전자 등이 참여했다. 이 중 LG전자는 135억원, SK네트웍스는 3000만달러를 출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의 출자금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LG전자는 지난 4월부터 벤처사업 출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다수의 VC들이 투자금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경합 끝에 회사의 투자실적을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한 LG전자가 SBVA의 손을 들어줬다. 

   

VC 관계자는 "당시 한국벤처투자로부터 정시 출자를 받은 다수의 VC들이 LG전자의 문턱이 닳도록 수차례 프레젠테이션(PT)을 다녀왔다"며 "국내 VC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아쉬운 결과"라고 말했다. 


유우진 LG전자 CSO부문 오픈이노베이션태스크 리더는 "펀드 참여를 통해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으로 AI 역량을 확보하는 기회를 찾고, AI 밸류체인 내에서 LG전자의 입지를 강화하겠다"며 "역량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협력해 미래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000만달러를 출자한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매직과 엔코아, 워커힐 등의 사업모델에 AI를 접목해 고객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수립하고 우리 회사를 진화시키는 데 이번 펀드 투자가 도움을 줄 것"이라며 "사업 재원과 역량을 AI에 집중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지속적으로 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준표 SBVA 대표는 "차별화된 기술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투자 경험 등을 바탕으로 기술 혁신을 앞당기는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며 "스타트업과 주요출자자의 합작회사(JV) 설립을 지원하고, 협력 사업을 추진하는 전략적 투자를 유치하는 등 투자 기업의 성장 동력을 극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BVA의 전체 운용자산(AUM)은 2조5000억원 규모로 샌프란시스코와 이스라엘, 싱가포르, 서울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현재 100개 이상의 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