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상반기 성적표삼성화재, 보험 순익 뒷걸음에도 역대급 이익 실현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삼성화재가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다시 썼다. 본업인 보험사업은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부문은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투자사업에서 큰 폭 이익 성장을 이룬 덕분이다.
새 회계제도(IFRS17)에서 미래 이익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신계약 CSM(보험계약마진)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한 점도 호실적에 보탬이 됐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조31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2% 증가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6.6% 증가한 1조716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순이익 증가를 이끈 것은 투자손익이다. 사업별로 보면 보험손익은 전년동기대비 소폭 감소했는데 투자손익이 이보다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
상반기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은 각각 1조1976억원, 5194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손익은 지난해 상반기(1조2607억원)와 비교해 5.0% 감소한 반면 투자손익은 같은 기간 48.6% 증가했다.
이자이익, 배당이익 등 자산운용 수입과 자산 평가이익 증가가 투자손익 확대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상반기 기준 삼성화재의 투자이익률은 3.50%로 전년 동기보다 0.36%포인트(p) 상승했다.

투자손익과 달리 보험손익은 뒷걸음질했다.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 손익이 크게 악화한 탓이다.
구체적으로 자동차보험 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201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493억원으로 26.1% 감소했다. 자동차 보험료 인하로 손해율이 상승한 탓이다. 같은 기간 일반보험 손익은 고액사고 증가로 18.0% 감소한 116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삼성화재가 IFRS17 도입 이후 주력하고 있는 장기보험의 경우 상품 판매 증가에 이익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 삼성화재는 'CSM 총량 확대'를 성장전략의 최우선으로 내걸고 있는데 CSM의 기반이 되는 부문이 바로 장기보험이다. 상반기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와 GA(법인보험대리점)채널 확대 등이 장기보험 부문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장기보험 신계약 보험료(월납환산 기준)가 전년 동기 대비 23.8% 증가한 184억원으로 집계됐다. 장기보험 손익은 상반기 9048억원으로 1년 전보다 5.3% 증가했다.
삼성화재의 보험손익은 장기보험, 일반보험, 자동차보험 등 세 가지 부문으로 구성되는데 대체로 손익 규모는 장기보험, 자동차보험, 일반보험 순으로 크다. 전체 보험 포트폴리오에서 장기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원수보험료 기준 60% 정도다.
장기보험 판매 증가는 고스란히 신계약 CSM 증가로 이어졌다. 상반기 신계약 CSM은 1조638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3.6% 증가했다.
신계약 CSM 증가에 힘입어 CSM도 지난해 말 13조302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3조9553억원으로 4.9%(6525억원) 늘었다. 보험사는 기존 CSM 잔액에 상반기 동안 발생한 신계약 CSM과 이자부리를 더해주고 해당 기간에 제공한 보험서비스의 CSM 상각액과 조정액을 빼서 CSM을 구한다.
CSM은 보험사 회계기준이 IFRS17로 바뀌면서 새로 도입된 계정과목이다. 계약시점에는 부채로 인식되지만 계약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상각률 등을 반영해 이익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미래 이익의 핵심 지표로 여겨진다.
한편 삼성화재는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 건전성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 킥스비율) 잠정치는 278.9%로 집계됐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사가 보험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가용자본에서 요구자본을 나눠서 구한다. 금융당국은 이 수치를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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