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인 시프트업포트폴리오 핵심 '제약·바이오'…비만치료제·보톡스 주력
상상인이 대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2018년 증권사에 이어 2019년 선박회사를 인수한 상상인은 IT·금융·조선 3대 사업축으로 한 종합그룹 도약을 꿈꿨다. 하지만 사법리스크를 비롯한 다양한 변수가 걸림돌이 됐다. 전면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은 이제 불가피한 상황이다. 조선 대신 바이오로 방향타를 돌리며 변화를 모색했지만 금융은 여전히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성공적인 포트폴리오 재편을 노리는 상상인의 최근 행보와 향후 과제 등을 살펴본다.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상상인의 새 포트폴리오의 중심축은 '제약·바이오'다. 올해 초 지분 투자로 인수한 시너지이노베이션이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를 통한 비만치료제·보톡스 개발·판매로 신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를 위한 충분한 자금 지원이 이뤄질지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은 시너지이노베이션 지분 38.1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상상인은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 지분 43.98%를 보유 중이다. 상상인 →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 → 시너지이노베이션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한 셈이다.
앞서 상상인은 지난 3월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 지분 24.7%를 추가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취득에 투자된 금액은 약 234억원으로 같은 달 체결된 상상인인더스트리 지분 양수로 얻은 대금 규모(244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상상인이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 지분을 처음 매입한 시점은 지난해 말이다. 당시 상상인은 182억원을 투자해 19%가량의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 지분을 매입했다. 사실상 이전부터 새 포트폴리오로 제약·바이오를 낙점해 온 셈이다.
당초 상상인은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 지분 전체를 한번에 매입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전제조건이던 저축은행 매각이 무산되면서 지분 매입 역시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인수를 검토하며 실사까지 진행했지만 결국 무산됐다.
상상인 고위 관계자는 "저축은행 매각이 됐다면 한 번에 인수하려 했지만 안 됐다"며 "나눠서 인수해 3월말 50% 수준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상인은 중장기적으로 에스이노베이션 신기술조합 지분 100%를 인수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 3월 지분 매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종결 후 2년 내 나머지 지분을 추가 취득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함께 맺은 이유다.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인수 이전부터 상상인과 관계가 깊다. 이전 대주주인 시너지그룹의 시너지파트너스가 상상인의 2대 주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시너지파트너스가 보유했던 상상인 지분(특별관계자 포함)은 20.24%로 시너지이노베이션은 상상인 지분을 가진 시너지파트너스의 특별관계자 중 하나였다.
시너지파트너스는 지난 2019년 상상인의 주요주주로 등극해 현재까지 지위를 이어올 만큼 관계가 깊다. 그런 만큼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인수는 단순 지분매입을 넘어 시너지그룹과의 사업 연계 등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시너지파트너스는 시너지이노베이션의 지분 2.58%를 갖고 있다. 최대주주인 에스이노베이션의 경우 38.1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상상인이 시너지이노베이션에서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비만치료제와 보톡스다. 비만치료제는 시너지이노베이션이 지분 37.78%를 보유 중인 자회사 메디카코리아가 담당한다.
메디카코리아는 비만치료제 신약 임상 1상 시험을 종료한 후 올해 2상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연매출 1200억원을 돌파한 메디카코리아는 향후 3년 내 1500원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톡스는 손자회사인 프로톡스가 생산·판매를 맡고 있다. 프로톡스 역시 최근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 중인 회사로 미용 목적의 보톡스 뿐만 아니라 성장세가 기대되는 치료용 보톡스 시장의 선점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상상인은 메디카코리아와 프로톡스를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이외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바이오 포트폴리오를 키워나가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충분한 유동성이 구비될 필요가 있다는 진단이다. 그간 그룹의 자금줄 역할을 담당했던 저축은행의 현재 실적 상황이 업황 불황 여파로 극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 매각을 신속히 진행해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며 "자금 투입 여부에 따라 제약과 바이오 등 포트폴리오의 추가 성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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