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풀린' 이동채, 풀어야 할 숙제 '한바닥'
캐즘·공급망 등 과제 산적, 원료 생태계·R&D센터·공익재단 설립도 풀어야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3일 17시 4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3년 4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에코프로 헝가리 공장 착공식에 참석한 이동채(왼쪽 세번째) 에코프로 회장과 씨야르토 피테르(왼쪽 네번째) 헝가리 외교통상부 장관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제공=에코프로)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이 15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출소한다.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는 길은 열렸지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 여파로 이 전 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주력인 양극재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구축을 위한 투자를 게을리할 수 없는 까닭이다. 더불어 답보 상태에 빠져 있는 연구개발(R&D)센터 건립과 공익재단 설립 문제도 이 전 회장의 출소로 빨라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돼 잔형 9개월 집행 면제(사면)를 받고 15일 출소할 예정이다. 이 전 회장은 이달 기준 전체 형기 24개월 중 15개월을 채운 상태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광복절 특별사면에 대해 "이번 사면은 어려운 대내·외 여건 속에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서민들의 재기를 도모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힌 만큼 이 전 회장이 경영복귀를 통해 에코프로의 사업 전체를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감이 제기된다. 


현재 가장 시급한 사안은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한 전열 재정비다. 에코프로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54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원재료 가격 약세로 양극재 판매가격이 하락한 데다,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여파가 지속된 영향이다. 결국 에코프로는 중장기 양극재 생산능력 하향 조절을 검토하고 있다. 당초 2027년까지 생산능력을 71만톤으로 끌어올릴 계획이었으나 목표치를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이 전 회장의 판단에 따라 하반기 구체적인 투자 조절 규모와 시점이 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회장의 복귀로 광물 자원 확보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있다. 에코프로는 지난 3월 미래 배터리 소재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 1100만달러를 들여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소 그린에코니켈의 지분 9%를 확보했다. 더불어 에코프로가 인도네시아의 또다른 니켈 제련소에 대한 지분투자를 계획 중인 만큼 오너의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답보 상태에 빠진 청주 오창 R&D센터와 공익재단 설립도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에코프로가 오창에 추진 중인 3000억원 규모 R&D센터 신축 사업은 토지보상 문제로 1년 넘게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이외 공익재단도 당초 올해 3월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행정상의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특히 재단의 경우 이 전 회장이 직접 구상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던 공익사업이다. 이 전 회장은 오래전부터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 문화·예술·교육 인프라를 지원할 수 있는 공익재단 설립을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계에선 특별사면된 이 전 회장이 앞으로 산적한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주목하고 있다. 다만 에코프로 측은 이 전 회장의 경영 복귀 시점과 향후 사업 전략 변화 여부에 대해 '아직 이르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사면을 계기로 국가 첨단 전략 사업인 이차전지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임직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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