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발로 뛰는' 손원영 부행장, IB 네트워크 확장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대기업 사업재편이나 국내 PE의 성장, 국내 금융 수요 증가 등으로 국내 은행들의 금융 참여 기회가 늘어나면서 농협은행도 인수금융과 해외 인프라금융 등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농협은행의 경우 일반 시중은행에 비해 투자금융부문에 집중한 기간은 짧지만 농협중앙회의 상호금융부문을 비롯해 금융지주 내 증권과 생명, 손보 등 존재감을 갖고 있는 시장 지위자와의 협업이 가능한 만큼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농협은행 내부적으로도 투자금융부문을 분리·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시행, 본격적으로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농협은행 투자금융부문의 기반을 다지고 있는 손원영 부행장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는 분석이다.
◆인적자원이 곧 경쟁력
손 부행장은 농협은행 내에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의 대표적인 전문가로 평가된다. 1994년 고향인 경북 청도군지부에서 농협생활을 시작한 손 부행장은 경력의 대부분을 기업영업 및 여신심사에서 쌓았다.
올해부터 농협은행 투자금융부문을 이끌고 있는 손 부행장은 농협은행의 자본시장 내 포지션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빠른 성장에 집중하기 보다 단계적 목표를 두고 차근차근 영역을 확장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적인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판단에 투자금융부문 직원들을 전문가 집단으로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분기별로 외부 강사를 초청해 IB시장에 대한 인사이트를 함양하기 위한 포럼을 정례화 했고, 직원의 직급과 전입 연차를 고려한 맞춤식 교육을 체계적으로 정비했다. 올해는 글로벌 운용사 블랙스톤에서 주관하는 1개월 과정 뉴욕 현지 교육연수도 처음으로 시행했다.
또 'IB MBA'라는 IB 전문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총 50명의 직원이 참여하는 'IB MBA'는 주 2회씩 총 5개월간 진행된다. 제한된 인력풀이지만 트레이닝을 통해 한 사람 한 사람이 일당백의 역할을 하는 전문가 조직으로 진화하는 게 목표다.
손 부행장은 "투자금융부문의 강점은 한 마디로 '소수정예'의 인적자본"이라며 "경쟁 은행 대비 열위인 인력 규모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수한 자원을 선별해 현업에 배치하고 다시 체계적인 양성을 통해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시스템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다방면에서 뛰어난 '육각형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투자금융부문 직원들은 1인당 연간 40억원 이상의 수익창출이 가능한 수준의 인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 손 부행장은 정예화된 인력들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판을 마련하기 위해 누구보다 바쁘게 뛰고 있다. 일주일에 2~3회는 빠짐없이 시중은행을 비롯해 증권사, 건설사, 대기업 등의 경영진을 두루 만나며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손 부행장은 "IB 시장에서의 농협은행 네트워크를 넓히는 것도 주요 임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기존에는 투자금융부문이 별도로 편제돼 있지 않다 보니 부문장 단위의 네트워크 활동보다는 사업분야별 산발적이고 단기적인 인적교류 중심이었다"며 "부문장이 넓혀 놓은 네트워크를 토대로 부서장과 팀장 등 실무자 간에도 촘촘하고 지속적인 교류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쌓은 네트워크는 최근 시장 참여자들이 농협은행에 사업 참여 의사를 먼저 타진하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투자금융부문의 성장 기조를 견고히 하기 위해 자산포트폴리오도 다변화하고 있다. 손 부행장은 "우선 원화자산의 더딘 확충을 타개하기 위해 올해는 전략적으로 신디케이티드론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1조원 규모의 DN솔루션즈 인수금융 등 NH투자증권과 협업을 통한 금융주선 활동도 활발히 전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영국 버스운송업체 해외 인수금융 등 미국 위주의 해외자산은 영국과 시드니, 홍콩 등 선진금융 소재지까지 확대 중이며, 서울 중심업무지구의 대형 오피스에 대한 PF 투자도 진행하는 등 안정성과 수익성이 담보돼 있다면 과감하게 큰 규모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IB 시장을 놀이터처럼"
농협은행 투자금융부문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판을 만들고 있는 손 부행장은 직원들도 투자금융이라는 놀이터에서 제대로 잘 놀 수 있는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부행장은 "얼마 전 투자금융부문 전략회의에서 직원들에게 우리가 하는 투자 업무를 놀이터로 비유해 설명한 바 있다"며 "아직도 투자금융에 대해 너무 어렵게 접근하는 직원들이 있는데 놀이터에서 놀 듯이 가벼운 마음으로 배워가면 좀 더 유연하고 변화를 잘 따라가는 조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후배들에게 애정이 어린 조언도 건넸다. 특히 투자금융 시장에서 잘 놀기 위해서는 우선 기초자산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고 그 이후에 금융구조에 대한 이해와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손 부행장은 "나의 적성을 가장 최적화할 투자금융 분야는 어디인지, 내 실력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나의 시장 내외부 네트워크는 어느 정도인지를 꾸준히 점검하며 개인적인 노력을 항상 경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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