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재도전"2년 전과 달라진 체력"...외형 키우고 내실 다졌다
[딜사이트 김동호 기자]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한다. 지난 2022년 IPO를 추진했으나 시장 악화 등을 이유로 계획을 보류한 지 2년만이다. 그동안 절치부심한 케이뱅크가 이번에 제값을 받고 증시에 첫 발을 내딛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월 28일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중으로 상장예비심사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거래소는 통상적으로 45영업일 내에 심사를 마친다.
이미 2022년 상장예심을 청구했을 당시에도 무리 없이 예심을 통과했던 만큼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큰 이변 없이 예심을 통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눈길을 끄는 건 한 차례 IPO 계획을 철회했던 케이뱅크가 그간 적극적으로 외형을 키우고 내실을 다졌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상장을 넘어 케이뱅크가 원하는 수준의 적정 밸류(기업가치)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케이뱅크의 키를 잡은 최우형 행장이 IPO 재도전 의지를 밝혀온 만큼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보고 있다. 최 행장은 "IPO는 고객을 향해 또 한 번 도약하는 기회"라며 "철저히 준비해 구성원 모두와 함께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공격적인 전략으로 외형 성장을 도모했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비대면 오토론과 개인사업자 보증서 대출 상품을 출시했으며, 국내 최초로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상품을 내놨다.
또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제휴해 고객 예치금을 유치했다. 기존 은행들이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를 꺼리던 상황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손잡으면서 수많은 가상자산 투자자를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케이뱅크의 상반기 말 기준 고객수는 1147만명에 달했다.
이 외에도 중신용 고객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신용대출과 대환대출, 업계 최고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2분기 중 삼성전자와 제휴해 선보인 '삼성 AI 라이프 챌린지박스' 등이 외형성장의 비밀이다.
외형 확대 뿐만 아니라 내실도 다졌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 85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 출범 이래 최대 성과다. 반기 기준으로도 역대 최대 실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250억원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다. 앞서 2022년 상장을 추진할 당시 기준이 된 2021년 연간 순이익(225억원)보다도 4배가량 큰 규모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 증가 속 뱅킹과 플랫폼 등 인터넷은행의 핵심사업이 함께 성장함으로써 이익이 커졌다"며 "중·저신용대출 비중 등 상생금융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의 상반기 말 기준 수신 잔액은 21조8500억원, 여신 잔액은 15조67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25.8%, 23.7% 증가했다. 여수신 합산 금액은 37조원을 넘어선다.
여신과 수신이 모두 성장하면서 상반기 이자이익은 264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늘었다. 비이자이익은 3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고객 건전성 제고, 안전자산 비중 확대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온 것이 당기순이익 증가로 이어졌다"며 "상반기 대손비용률은 1.42%로 지난해 상반기 2.05%에서 크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반기 말 연체율은 0.90%로 지난해 말 0.96%를 기록한 이후 두 분기 연속 하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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