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SCM생명과학(에스씨엠생명과학)의 미국 관계사 '코이뮨'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코이뮨의 지속된 적자 탓에 지분법투자관련손실(지분법손실)을 몇 년간 떠안으며 순이익에 직격탄을 받고 있다. 현재 코이뮨은 영업까지 중단한 상태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이 회사의 회생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획기적인 전략이 없다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지분법손실은 106억원이었다. 이 여파로 지난해 에스씨엠생명과학의 순손실은 239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의 지분법손실은 미국 관계사 코이뮨(CoImmune)의 임상 시험 비용 등과 지속된 자금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분법손실이란 지분투자한 회사의 손익 가운데 보유 지분만큼을 자사 이익이나 손실로 반영한 것을 의미한다.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코이뮨이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2021년 99억원, 2022년 116억원, 2023년 106억원 등 매년 100억원 대의 지분법손실을 떠안았다.
코이뮨은 앞서 2019년 2월 에스씨엠생명과학이 미국 아르고스 테라퓨틱스(Argos Therapeutics)의 기술력과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 제넥신과 공동으로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코이뮨은 설립 당시 125억원 규모에 인수돼 에스씨엠생명과학이 51%, 제넥신이 49%의 지분을 보유했다. 현재는 에스씨엠생명과학이 23.88%(약 263억원 규모)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코이뮨은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전이성 신장암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면역 치료제 개발 역량을 앞세워 지난 2020년 기업가치만 1억4500만달러(약 1976억6400만원)를 인정받으면서 이탈리아 투자자로부터 4500만달러(약500억원)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기도 했다.
줄기세포치료제 기업인 에스씨엠생명과학은 당초 코이뮨이 보유하고 있는 면역치료제 등의 파이프라인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코이뮨은 현재까지 눈에 띄는 임상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291억원의 영업손실과 34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자본금이 마이너스(-)15억원인 완전자본잠식상태에 이르렀다.
코이뮨은 미국 바이오 금융투자 환경 악화 등의 영향으로 시리즈 B 자금조달에도 실패했다. 이에 지속적인 자금부족을 호소하던 코이뮨 이사회는 작년 말 영업중단과 청산을 결의했다. 다만 올해 주주총회에서 청산은 받아들여지지 않아 영업중단만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특히 주요주주인 에스씨엠생명과학은 코이뮨 청산에 반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에스씨엠생명과학이 투자금 회수를 위해 수익으로 연결 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코이뮨의 파이프라인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한 관계자는 "성과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아직 청산 계획이 없다는 건 아직 관계사 파이프라인에 기대가 남은 게 아닐까 추측한다"며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수익을 위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에스씨엠생명과학 관계자는 "코이뮨의 최대주주로서 청산 결의를 반대한 것은 사실"이라며 "회생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실사를 하는 등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정확한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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