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밸런싱
SK온 구원투수 'TI+엔텀'…에비타 5천억 만들까
SK엔텀 이익창출력 물음표, 오일 트레이딩 시장도 전쟁 등으로 비정상 상황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15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SK이노베이션)


[딜사이트 박민규 기자] SK온의 구원투수로 낙점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SKTI)과 SK엔텀은 SK이노베이션의 기대처럼 연간 5000억원 이상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를 창출해 낼 수 있을까. 시장의 시각은 회의적이다. SKTI의 경우 전쟁 등으로 오일 트레이딩 시장이 호황을 누린 덕에 2022년과 2023년 막대한 EBITDA를 창출했던 것이라 업황 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SK엔텀은 수익 모델이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지난달 18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SK온 SKTI, SK엔텀의 합병은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 이뤄졌다"며 "SK온은 앞으로 트레이딩(SKTI)과 탱크터미널(SK엔텀) 사업에서 나오는 연 5000억원 규모의 EBITDA를 기반으로 배터리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히 자리매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3사 합병에 대해 박 사장의 이 같은 장밋빛 청사진은 SKTI와 SK엔텀이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만큼 만년 적자인 SK온에 안정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 있고, 이를 통해 IPO를 완수할 수 있는 체력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SK온은 ▲2021년 -2412억원 ▲2022년 -6669억원 ▲2023년 -6219억원 등 줄곧 마이너스(-) EBITDA를 기록했다. 반면 SKTI는 ▲2021년 1722억원 ▲2022년 6233억원 ▲2023년 5857억원의 EBITDA를 창출했다. 올 1월 신설법인인 SK엔텀의 EBITDA를 알 수 없으나 이 회사가 SK에너지 등 캡티브(내부거래) 물량으로 고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걸 고려하면 SKTI와 함께 SK온의 EBITDA를 플러스(+)로 전환시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의 이 같은 전망에 시장은 회의적 시각을 견지 중이다. SKTI의 EBITDA의 경우 전쟁 등 변동성이 커지면서 오일 트레이딩 시장이 활황을 맞은 영향이 컸고, SK엔텀은 현대오일터미널처럼 외부 고객용 터미널을 보유한 것이 아닌 만큼 결국 그룹 내에서 현금을 순환시키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SKTI의 EBITDA 추이만 봐도 ▲2017년 1420억원 ▲2018년 1785억원 ▲2019년 3277억원 ▲2020년 3074억원 ▲2021년 1722억원으로 연평균 2256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SK이노베이션에 정통한 관계자는 "SKTI가 내년에도 2022년이나 2023년과 같은 실적을 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2022년과 2023년의 경우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에너지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특수를 누렸고, 이에 따른 반사이익을 올해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대오일터미널이 외부에 유료 간이 화장실을 설치했다면, SK엔텀은 가정집에서 화장실만 분리해 등기 친 셈"이라며 "원래 화장실 쓰던 가족들한테 저렴한 사용료 받고 연명하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이어 "외부 고객사가 SK엔텀 탱크터미널을 사용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SK엔텀 외부 고객이 생긴다 하더라도 SK 석유제품을 사가는 고객이 물량 인수 목적으로 활용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향후 실적을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며 "재무 뿐만 아니라 사업적 시너지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SKTI를 리튬과 니켈 등 배터리 광물 트레이딩 분야로 진출시키고, SK엔텀은 광물 저장 기지로도 활용하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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