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대주주 적격성 논란에 휩싸이며 기업가치가 급락한 카카오뱅크가 실적 발표를 통해 반전의 실마리를 풀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과거 실적 발표와 맞물려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유의미한 상승곡선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순이익이 올해 2분기에만 전년동기대비 30% 이상 증가하면서 호실적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실적 개선에 큰 원동력이던 가계대출에 대한 정부의 우려가 큰 데다 시장의 관심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에 쏠려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오는 7일 올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업계는 카카오뱅크가 올해 2분기 1100억~113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동기(82억원) 대비 34% 이상 증가하는 수준이다.
이같은 순이익 증가는 가계대출 중심으로 대출이 증가한데다 순이자마진(NIM) 상승 등 수익성을 개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모임통장을 기반으로 한 저원가성예금 비중과 예대율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분기에도 카카오뱅크는 전년동기대비 9.2% 증가한 1112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에 역대급 반기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관심이 카카오뱅크의 실적 발표에 쏠리는 이유는 대주주 이슈로 힘을 받지 못 하고 있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반등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는 기대 탓이다.
실제로 지난해 실적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시기와 맞물려 카카오뱅크는 유의미한 주가 상승을 보였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교체 논란이 지난해 10월말 불거지며 주가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상반기 실적 발표에도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초 3만원을 넘겼던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속적으로 우하향하면서 지난 2일 종가 기준 2만1250원으로 2만원 초반대에 머물러 있다.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된 지난달 23일에는 주가가 전일 대비 3.8% 하락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상승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은행주들의 주가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기반한 주주환원 정책이 주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여기에 카카오뱅크 수익 성장의 기반인 가계대출의 경우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가 대출 억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향후 실적 전망은 물론 시장 환경도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셈이다.
이는 지난 6월과 7월 카카오뱅크에 대한 증권사 보고서를 통해 엿볼 수 있다. 보고서를 제출한 세 곳(KB증권, NH투자증권, 현대차증권) 중 KB증권과 NH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KB증권은 2분기 순이익 추정치도 기존 1230억원에서 1100억원으로 낮췄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원화대출 성장률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여 2024년~2025년 원화대출 전망치를 하향했고, 이에 따라 감소한 순이자이익을 반영해 2024년~2025년 순이익 전망치를 각각 7.2%, 6.8% 하향했다"며 "카카오뱅크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에는 빠른 대출 성장을 바탕으로 한 CIR(영업이익경비율) 하락, ROE(자기자본이익률) 제고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성장률 둔화는 목표주가 산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출자산 성장성 둔화 우려, 주식시장에서의 플랫폼 기업에 대한 선호도 약화와 전통 은행주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의 높은 자본비율과 건전성이 양호한 대출자산, 견조한 수익성과 지속적인 플랫폼 트래픽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러한 점이 부각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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