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국내 원화거래소 코인원이 예치금 이용료율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 제휴를 맺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과 재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 업계에선 코인원이 공지한 1%의 이용료율이 경쟁사 대비 최대 1.5%포인트 낮기 때문에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와 제휴한 업비트가 2.1%의 이용료율을 제공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와 이용료율 책정을 위해 논의를 시작한 이유는 국내 원화거래소 간 예치금 이용료율 경쟁이 치열해진 것과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업비트, 빗썸, 코빗 등 3개 거래소가 19일 저녁부터 20일 새벽까지 이용료율을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경쟁을 벌이면서 코인원의 경쟁력이 희미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코인원이 제시한 이용료율은 1.0%로 원화 거래소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경쟁을 주도한 업비트(2.1%), 빗썸(2.2%), 코빗(2.5%) 3사와 비교했을 때 예치금 이용료율 격차는 최대 1.5%에 달한다. 가장 먼저 이용료율을 발표한 고팍스(1.3%) 보다도 0.3%포인트 낮다.
가상자산 거래소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자들이 원화거래소 한 곳만을 특정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을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이용료율에 대한 차이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며 "1% 이상 수익률이 차이가 나는 경우 이용자들이 원화거래소를 선택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업계에선 업비트가 2.1%의 이용료율을 결정한 것도 코인원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고 분석 중이다. 당초 업계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는 두 원화거래소가 제공할 수 있는 이용료율이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신탁면허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용자 예치금으로 고수익 신탁 상품을 운용하는데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56개사가 제공하는 예탁금 이용료율이 1.27%인 점도 업계 전망에 힘을 더했다. 다만 이러한 추정과 달리 업비트가 2.1%의 이용료율을 제시하면서 코인원의 입장이 난감해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만 거래소 업계에선 코인원이 제시할 수 있는 이용료율 상승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업계에서 분석한 것처럼 신탁면허가 없는 카카오뱅크가 이용자 예치금을 운용해 얻을 수 있는 기대 수익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코인원의 협상력도 문제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코인원이 카카오뱅크에 맡긴 이용자 예치금은 1229억원으로 카카오뱅크의 수신(예수부채) 47조1428억원 대비 0.26%에 그친다. 반면 업비트 예치금 3조9486억원이 케이뱅크 수신(19조676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71%다.
이와 관련해 코인원은 거래소 본질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가상자산 커뮤니티 플랫폼을 지향하며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를 이를 통해 커뮤니티형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 가상자산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소셜 트레이딩 서비스 '인사이트'를 비롯해 올해 4월 다른 이용자의 투자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랭킹보드', 6월 가상자산 투자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코인원 관계자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차별화해 나가고 있다"며 "실시간 채팅 서비스를 도입할 때부터 이용자와 서비스 간 연결성을 높이는 업데이트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예치금 이용료도 매일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해 고객의 선택권과 금융주권을 보장하고자 했다"며 "전략을 수립하는 단계부터 고객 중심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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