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우정바이오가 '우정바이오 신약클러스터(우신클)'에 약 6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아직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우정바이오는 신약클러스터를 통해 벤처캐피탈(VC) 유치 등 바이오 생태계를 구현할 계획이었지만 지속적으로 손실을 내면서 무리한 투자였다는 시장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정바이오는 우신클을 자체 사옥이자 공유 오피스 등의 사업을 전개하며 수익을 낼 계획이었다. 신약 클러스터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다양한 바이오 스타트업에게 개방형 실험실(랩클라우드)를 빌려주고 동물실험을 대행하는 등 신약개발에 필요한 인프라 제공을 기반으로 운영을 하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우신클은 현재까지 온전한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우정바이오는 2019년 약 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이후 줄곧 순손실을 냈다. 작년과 올 1분기에도 각각 50억원과 1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우신클 건립에는 600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산업은행에서 시설자금 대출을 270억원 받았다. 나머지 330억원은 우정바이오 자체 자금으로 충당했다. 이를 위한 전환사채(CB) 발행도 이뤄졌다. 2021년 8월과 9월 총 6회차, 7회차 CB발행으로 160억원을 조달했다. 그 중 110억원을 우신클에 투입했다.
앞서 발행한 CB는 모두 상환된 상태다. 다만 현금창출력이 음수인 상황에서 상환을 하다 보니 2020년 이후 현금성자산은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여기에 234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도 존재한다. 이 중 올해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차입금만 약 87억원이다. 다만 올 1분기 기준 우정바이오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60억원에 불과하다.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역시 마이너스(-) 137억원이다. 상황을 종합했을 때 리파이낸싱이나 추가 CB발행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우정바이오는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메자닌(CB·BW·EB) 발행한도를 증액하는 정관 변경 안건도 통과시켰다. 변경 전 정관에 규정된 발행 규모는 각 메자닌 당 500억원이었지만 이를 1000억원씩으로 늘리는 것이 골자였다. 이를 통해 발행가능 총액이 15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시장 한 관계자는 "현재 우정바이오는 투자 대비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으며 현금유동성 악화까지 우려되고 있다"며 "빠른 시일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우정바이오 측에 우신클 운영방안과 차입금 상환 계획 등에 대해 수 차례 취재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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