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봤더니]
조선희 바이오포아 대표 "하반기 기술성평가 신청"
뉴캐슬병 백신 개발, 프리IPO서 기업가치 560억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7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선희 바이오포아 대표. (제공=바이오포아)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연구자와 경영자의 길은 엄연히 다르다. 혁신기술 개발에 몰두하는 사이 회사의 곳간이 바닥나기도 하고 매출에 집착한 나머지 기술 경쟁력 제고에 실패해 업계에서 도태되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사업가가 많은 이유다.


조선희 바이오포아 대표는 기술 혁신을 회사의 매출 성장으로 연결시키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인물이다. 지난 15일 경기도 화성시 영천동 동탄기흥로 일원에 위치한 바이오포아 사옥에서 조 대표를 만났다. 답답한 연구복을 벗어던지고 나온 참이라 그의 머리는 땀으로 헝클어져 있었다.


◆국내 최초 뉴캐슬병 백신 개발…박사 논문이 창업으로


조 대표의 등장은 인터뷰를 앞두고 사무실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완전히 달랐다. 그만큼 기술 개발과 연구에 진심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본인의 첫 연구 성과를 곧바로 창업에 활용할 만큼 빼어난 사업 감각도 갖추고 있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수의과학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 수의미생물할 석·박사를 수료했다. 2007년 바이오포아를 설립하고 닭 등 조류에게 전염되는 뉴캐슬병 백신을 항원 맞춤형으로 개발했다. 역유전학 연구를 거듭한 끝에 이를 적용한 변종 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상업화에 나선 것이다.


뉴캐슬병 백신 개발은 그의 박사논문 주제이기도 하다. 그는 "대학원생 시절부터 뉴캐슬병 바이러스가 없다면 양계 농가에 많은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며 "이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다 박사학위 논문을 쓰게 됐고 사업으로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국내 최초로 역유전학 기술 적용 백신을 개발한 뒤 한반도에 뉴캐슬병 발병 사례가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꾸준히 연구 중인 역유전학 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최근엔 '포아백'으로 요약되는 PRRS 생백신 개발로 이어졌다. 2022년 상용화에 성공한 이 백신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다국적 동물약품 회사 세바상떼에 기술이전(L/O)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질병관리본부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개발의 연구용역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은 올해 농림축산검역본부 연구개발 우수성과 2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 대표는 "이외에도 돼지 써코바이러스증(PCV2), 마이코플라즈마병(Mycoplasma), 닭의 전염성 F낭병(IBD), 전염성호흡기병(IB), 조류인플루엔자(AI) 등 다양한 질병을 대상으로 생백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상용화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바이오테크 기업의 한계를 역유전학으로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M&A 러브콜 이어져…IPO 앞두고 투자자 관심↑


혁신 기술 기반 사업성과가 가시화되자 시장의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유한양행과 세바쌍떼, 하림그룹 계열사 한국썸벧이 주요 전략적투자자(SI)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세 회사의 지분율은 ▲유한양행 11.2% ▲세바쌍떼아니말 11% ▲한국썸벧 9.9%를 기록 중이다. 조 대표는 30.1%의 지분을 차지하며 최대주주 자격을 유지 중이다.


그는 "실제로 다수의 기업에서 지분 투자 및 M&A 관련 제안이 오고 있어 적절한 기업을 알아보기도 했다"며 "하지만 동물용 백신 시장의 국내외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회사 매각 없이 다양한 이들과 상생을 도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탈(VC)의 관심 역시 모아지고 있다. 2016년 유안타인베스트먼트와 엘엔에스벤처캐피탈, 세종벤처파트너스와 나우IB캐피탈 등이 2016년 총 80억원을 투자했다. 나우IB캐피탈과 세종벤처파트너스는 이 중 지분 일부를 구주로 전환해 기존 주주들에게 매각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


지난 12일엔 메타인베스트먼트의 10억원(누적 40억원)을 포함해 총 60억원의 프리IPO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IPO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조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하반기 기술성평가를 신청, 내년 상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와 하반기 IPO를 진행할 수 있다"며 "투자를 통해 유치한 자금은 혁신기술 개발 등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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