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호반건설이 서울 강남권 노른자위에 위치한 양재동역세권청년주택 건설을 위한 자금을 추가 투입하면서 사업 속도를 높이고 있다. 청년 주택은 임대 사업이 주력인 만큼 단기간에 큰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다. 호반건설은 당장의 수익보다는 미래가치를 내다 보며 강남권의 알짜배기 땅을 우선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임대주택사업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100% 출자한 SPC(특수목적기업)인 에이치비양재를 통해 써밋양재동역세권청년주택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써밋양재동역세권청년주택은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산17-7번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17층, 1개동, 342가구(공공임대 84가구‧민간임대 108가구 포함) 규모로 조성되는 주택이다.
호반건설은 2019년 5월 양재동역세권청년임대주택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서울시는 청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대중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 주변 시세보다 30~50% 저렴한 임대료로 역세권 청년주택을 제공한다. 호반건설은 양재역세권청년주택 건립 과정에서 건물 용적률 완화와 세금 감면 등 혜택을 받았다.
호반건설의 자회사 에이치비양재는 2019년 10월 해당 부지를 매입한 뒤 착공에 돌입했다. 모기업인 호반건설은 해당 사업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호반건설이 사업자금 명목으로 4.60% 이자율로 에이치비양재에 총 355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최근 호반건설은 한 차례 10억원 상당을 에이치비양재에 추가로 빌려줬다. 원자잿값‧인건비 등의 비용 상승으로 공사자금이 더 필요한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존의 차입금 기간도 연장했다. 기존의 차입금 355억원의 상환 날짜는 각각 대출 이행 기간으로부터 1년까지였다. 호반건설은 대출금의 상환일자를 본PF 대출금 상환 후 3개월 이내로 연장했다.
호반건설이 양재동역세권청년주택 관련 자금으로 소요한 비용은 차입금을 포함해 지난해 기준 498억원 정도다. 호반건설이 에이치비양재에 빌려준 차입금 외에도 주택 건립비용 195억원 가량을 직접 부담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주택 건립이 더 진행된 만큼 투입 비용도 더 올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호반건설이 당장은 양재동역세권청년주택으로 수익성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청년주택은 임대료가 주변 시세보다 75~85% 수준으로 형성돼 있는데다 분양수익이 아닌 임대 수수료에 한정돼 있어 수익 규모도 작다. 청년임대주택은 의무 운영기간도 설정돼 있어 단기간에 수익을 볼 수 없는 구조다.
다만 호반건설은 추후 청년주택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할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내년 10월 양재동역세권청년주택을 준공하고 청년주택 운영 의무기간인 8년이 지난 뒤 해당 주택을 매각 또는 분양할 수 있다. 양재동역세권청년주택은 서울 강남권에 위치한 만큼 이후 토지‧주택‧분양 가격이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삼각지역과 불광역에 청년주택을 지었던 경험을 토대로 양재역에서도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양재동역세권청년주택이 추후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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