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탐내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 금융업 진출 의지 남았나
⑦롯데카드·손보, 푸르덴셜생명 인수 실패 뒤 잠잠…최근 미용의료기기업체 인수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 로고.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국내 대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유독 약한 분야도 있다. 바로 금융업 분야다. 인수합병(M&A) 시장 대표적 '큰손'으로 금융사 인수전에도 여러 번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신 탓이다.


최근 들어 금융사 인수전에 한앤컴퍼니 이름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금융사를 품에 안게 되면 다양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한앤컴퍼니가 금융업 진출을 다시 시도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앤컴퍼니가 처음 금융업 진출 의지를 보인 것은 2019년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이다. 당시 롯데그룹은 지주사 체제 전환 뒤 금산분리 규제를 피하기 위해 금융 계열사 매각을 추진했다.


시장의 시선은 한앤컴퍼니에 몰렸다. 한앤컴퍼니가 금융사 인수전에 나타난 것은 처음이었던 데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인수전에 모두 참여하며 금융사 인수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 본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와 우리은행 컨소시엄,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롯데손해보험 매각 본입찰에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JKL파트너스가 뛰어들었는데 JKL파트너스가 새 주인이 됐다.


2019년 5월 롯데그룹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한앤컴퍼니를 롯데카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면서 첫 번째 시도 만에 한앤컴퍼니의 금융업 진출 꿈도 이뤄지는 듯했다. 하지만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를 다시 사들이기 위해 한앤컴퍼니를 선정한 것 아니냐는 '파킹딜' 논란 등이 불거지면서 20일 만에 빈손이 됐다.


한앤컴퍼니의 금융업 진출 의지는 바로 꺾이지 않았다. 롯데카드 인수전에서 상처를 입은 한앤컴퍼니는 다음해 '알짜'로 평가받는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2조원대로 추정되는 매각 가격에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한앤컴퍼니가 자금력에서 다른 후보와 비교해 결코 뒤처지는 것은 아니었으나 결국 인수전 승리의 기쁨은 본입찰에서 가장 높은 인수 가격을 써낸 KB금융지주에 돌아갔다.


대형 거래에 잇달아 도전장을 내밀며 존재감을 부각한 만큼 효성캐피탈 등 금융사가 매물로 나왔을 때도 시장의 시선은 한앤컴퍼니를 향했으나 푸르덴셜생명 이후로 금융사 인수전에서 한앤컴퍼니 이름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한앤컴퍼니가 금융사 인수에 관심을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한앤컴퍼니의 경우 '볼트온 전략'을 적극 구사하는 사모펀드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주목하는 분야가 미용 의료기기인 탓이다.


볼트온(Bolt-on) 전략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연관 기업을 추가로 인수해 시너지를 내는 전략이다. 한앤컴퍼니는 지난해 미용 의료기기회사 루트로닉을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루트로닉을 통해 에스테틱 의료기기업체 사이노슈어를 인수했다.


다만 금융업의 경우 업종과 무관하게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만큼 한앤컴퍼니의 금융사 인수 가능성이 '제로(0)'는 아니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무엇보다 금융사는 기본적으로 금융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한앤컴퍼니는 시멘트, 해운, 자동차 부품 등 '굴뚝 산업'에 주로 투자해 '굴뚝 산업 투자 강자'로도 불리는데 캐피탈사로 한정해서 보면 기계설비 리스를 일으키는 등 방식으로 시너지를 추구할 수도 있다.


2010년 모건스탠리 출신의 한상원 대표가 설립한 한앤컴퍼니는 MBK파트너스, IMM 프라이빗에쿼티 등과 국내 대표 사모펀드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기관전용 사모펀드 약정액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현재 솔믹스, SK마이크로웍스, SK해운, 쌍용C&E 등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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