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랭크코퍼레이션에 투자한 VC, 엑시트 '진퇴양난'
투자펀드 만기 임박, 실적 악화로 IPO 연기…최대주주와 법적 분쟁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비디오커머스 기업인 블랭크코퍼레이션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회사에 출자한 투자조합의 만기는 다가오는데 기업공개(IPO) 진행 상황은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IPO를 기다리기엔 VC들의 시간이 부족하다.


지난해 말 기준 블랭크코퍼레이션의 재무적투자자(FI)로 주주현황에 이름을 올린 투자조합은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6.52%) ▲SBI 커머스 이노베이션 투자조합(4.84%) ▲에스비글로벌챔프펀드(2.78%) ▲2015 KIF-IBKC/SBI 세컨더리 IT 전문투자조합(1.21%) ▲UNION 미디어커머스 투자조합(0.80%) ▲SBI-성장사다리 코넥스 활성화펀드 제2호(0.73%) ▲SBI 디지털콘텐츠 글로벌 익스페디션 투자조합(0.49%) 등 여덟 곳이다.


에스비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와 에스비글로벌챔프펀드는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운영 중인 투자조합이다. 현재 알파넥스트미디어이노베이션펀드(결성총액 1973억원)와 알파글로벌챔프필드(1210억원)로 이름을 바꿨다. 이들 투자조합의 보통주 지분율은 9.3%로 현재 3대 주주에 올라 있다. 이외에도 우선주 1만8208주를 보유하고 있다.


SBVA가 회사에 투자한 것은 설립 이듬해인 2017년이다. 당시 '블랭크티비'라는 이름을 사용하던 회사의 보통주 1296주(64만8000원)과 우선주 1138주(100억원)를 인수했다. 당시 회사의 기업가치는 393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처캐피탈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가장 먼저 만기 도래한 조합은 SBI커머스이노베이션투자조합(212억원)으로 지난 6월 20일이다. 이어 SBI-성장사다리코넥스활성화펀드제2호(384억원)의 만기가 오는 10월, SBI디지털콘텐츠글로벌익스페디션투자조합(150억원)이 오는 12월 도래한다. 2015KIF-IBKC/SBI세컨더리IT전문투자조합(588억원)은 유일하게 내년 2월 만기가 도래한다.


IPO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투자한 VC와 최대주주 간에 법적 분쟁도 발생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함께 투자에 참여한 IBK캐피탈(Co-GP), 유니온투자파트너스와 함께 남대광 블랭크코퍼레이션 대표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남 대표는 지분 52.7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2019년 블랭크코퍼레이션의 IPO가 중단된 뒤 투자사 측에서 남 대표가 투자계약 상 요건을 충족한 풋옵션(주식매도청구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2월 시작한 소송은 현재까지 1심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2016년 설립한 비디오커머스 기업이다. 흥미요소를 강화한 제품 소개 영상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배포해 소비자를 유치하고 제품을 판매한다. 실제로 남성용 뷰티 제품 브랜드 '블랙몬스터'를 시작으로 마약배게, 아르르 등의 브랜드가 연달아 흥행하며 2018년 설립 3년 만에 연결 매출액 12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134억원으로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자 2019년 한국투자증권을 상장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추진했다. 2020년을 IPO 시점으로 설정했지만 2019년 영업손실 90억원을 기록한 뒤 2년 연속 적자에 빠졌다.


다행히 지난해 매출액 832억원, 영업이익 14억원으로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이 많이 줄었지만 2022년 동원F&B에 100억 매출 브랜드 '아르르'를 매각하는 등 사업효율화에 성공한 덕분이다.


회사는 앞으로도 뷰티 중심의 브랜드 론칭과 IP커머스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꾸준히 키우며 사업 안정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IPO 재추진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회사에 투자한 VC들은 IPO를 통한 엑시트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펀드들의 운용기간이 대부분 7~8년으로 조합총회를 거치면 만기 연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소송이 진행 중인 점 등을 감안하면 IPO 시기를 예측할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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