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전략 바꾼 NH투자證, 실적 기대감 '솔솔'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NH투자증권이 올해 상반기 IPO 시장에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대표주관 건수를 기록하며 양적 성장을 이뤘다. 다만 빅 딜의 부재로 리그테이블 순위에서는 5위를 기록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NH투자증권의 돌풍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시프트업, 케이뱅크 등 다수의 대형 IPO 딜 주관이 예정된 만큼 올해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 IPO부문에서 상위권을 넘어 1위 후보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2024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총 7건의 IPO를 대표주관했다. 올해 1월 1세대 VC인 HB인베스트먼트를 시작으로 케이웨더, 오상헬스케어, 케이엔알시스템, 엔젤로보틱스, 아이씨티케이, 에이치브이엠 등 다양한 기업들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데뷔시켰다. 합산 주관금액은 1782억원이다.
이는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NH투자증권은 2023년 상반기 IPO 부문에서 대표주관건수 2건, 대표주관금액 604억원의 성적을 올리는 데 그쳤다. 올해는 여기에 주관 건수는 5건, 주관금액은 약 1200억원을 늘렸다. .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의 실적 향상에 달라진 IPO 주관 기조가 한몫을 했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기본적으로 중대형급 이상의 묵직한 딜을 중심으로 주관업무를 하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작은 규모의 IPO도 공격적으로 주관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연초 '최대한 많은 딜을 하겠다'고 공언했던 NH투자증권 IPO본부의 전략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다.
NH투자증권의 약진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NH투자증권과 함께 'IPO 빅 3'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연도별 주관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NH투자증권은 대표주관건수 기준 한국투자증권(6건)과 미래에셋증권(3건)을 제쳤다. 미래에셋증권이 올해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늘 빅 3중 가장 아쉬운 성적을 거뒀던 NH투자증권이 두 증권사보다 좋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IPO 주관시장에서 대표주관건수는 리그테이블 순위와 밀접한 관련성을 가진다. 지난 2022년 LG에너지솔루션과 같은 초대형 IPO가 단 한건의 딜로 증권사들의 대표주관 순위를 결정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통상적으로는 IPO 주관 건수에 따라 리그테이블 순위가 결정되는 추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매번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IPO 대표주관건수가 적었던 NH투자증권은 딜사이트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2020년을 제외하고 IPO 부문 리그테이블에서 2위 이내로 진입한 적이 없었다.
반면 매번 가장 많은 대표주관건수를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은 2021년과 2023년 1위를 기록하고, 이외에는 단 한번도 3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등 준수한 성적을 보였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2020년 1위를 기록한 이후 2021년과 2023년 2위에 오르며 'IPO 명가'의 자존심을 지켰다.
이를 감안하면 대표 주관 건수가 늘어난 NH투자증권의 올해 IPO 대표주관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진다. 특히 NH투자증권은 하반기 시프트업·케이뱅크·더본코리아 등 중대형 IPO를 줄줄이 앞두고 있어,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올해 기대를 모았던 올리브영·LG CNS 등의 상장 추진 현황이 지지부진한데다 미래에셋증권이 공들이던 '대어' 플랜텍이 상장심사에서 미승인 통보를 받은 점도 타사와의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이 밖에도 NH투자증권은 3일 기준 상장 예비심사가 진행 중인 대표주관기업이 14곳에 달한다. 특히 시장가치를 약 5조원으로 평가받는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달 28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며 순조롭게 상장 절차를 진행 중이다.
김중곤 NH투자증권 IPO부문 대표는 "딜 규모를 가리지 않고 연 20건 이상 IPO 딜을 주관해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었는데 올해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현재 심사 청구중인 기업을 감안하면 올해 15건 정도는 주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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