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줄하락' 저축은행, 하반기도 '불안'
다중채무자 충당금 적립시 부담 더욱 커질 듯…일부 저축銀, 투기등급 내려갈 수
이 기사는 2024년 07월 02일 15시 3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저축은행중앙회)


[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들의 신용등급이 무더기로 하락했다.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은 더욱 악화된데다 고금리 여파로 자산건전성도 지속적으로 저하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하반기 역시 이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가 신용등급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와 한국기업평가(한기평), 한국신용평가(한신평)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된 저축은행은 총 16곳에 이른다. 


나신평은 상반기 중 6개사의 등급전망을 하향하고 2개사의 장기신용등급을 낮췄다. 등급전망이 하향된 곳은 KB저축은행·대신저축은행·다올저축은행·애큐온저축은행·키움저축은행·고려저축은행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진 곳은 OSB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으로 각각 'BBB(부정적)→BBB-(안정적)', 'BBB(부정적)→BBB-(부정적)'으로 조정됐다. 


한기평에서는 3개사(모아저축은행·NH저축은행·JT저축은행)의 등급전망이 떨어졌고 4개사(웰컴저축은행·키움YES저축은행·OK저축은행·바로저축은행)가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이들은 모두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으로 떨어졌다. 한신평은 JT친애저축은행에 대해 신용등급 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가파르게 악화된 수익성이 신용등급 하락의 주요인으로 지목된다.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신규영업이 위축 또는 중단된 것이 우선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저축은행들의 자산규모는 눈에 띄는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나신평에 따르면 2022년말 기준 약 139조원까지 늘어났던 저축은행들의 총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123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총여신 역시 같은 기간 약 115조원에서 101조원으로 축소됐다. 


여기에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부실 우려 등으로 인한 급격한 충당금 확대도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지난해 저축은행업계의 전체 적자 규모가 5758억원에 이른 것도 4분기에 추가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커지면서다. 올해 상반기 역시 충당금으로 인해 예상보다 높은 당기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초 2분기에도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약 1500억원의 적자를 전망했었다"며 "충당금으로 인해 1분기 대비 2배 이상 적자 규모가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 하반기 역시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 7월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다중채무자에 대한 충당금 추가 적립 방안이 어떤 식으로 확정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중채무자 대출에 대한 충당금은 금융기관 이용수가 5~6곳일 경우 130%, 7곳 이상인 경우 150%을 적립해야한다. 


시행 시기가 7월 예정이었던 만큼 저축은행들은 3분기까지 이같은 기준에 맞춰 다중채무자 대출 충당금을 쌓아야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세부적인 지침이 나오지 않으면서 현재는 관련 충당금 적립을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충당금을 단계적으로 적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충당금 확대로 인해 저축은행이 추가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상반기에 다중채무자 대출 충당금이 적용됐을 경우 적자폭이 1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부 저축은행의 경우 추가 신용등급 하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특히 'BBB-'인 페퍼저축은행, JT저축은행, OSB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의 추가 하락시 여파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투기등급인 'BB' 등급으로 내려가면 신규 퇴직연금 유치가 막혀 자본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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