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고금리 영향 규모·건수↑…KB證 1위 '우뚝'
[딜사이트 정동진 기자] LG디스플레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했던 KB증권이 올해 2분기에도 실적을 착실히 쌓으며 상반기 유상증자 대표주관 선두에 올랐다.
1일 '2024년 상반기 딜사이트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들의 유상증자 대표주관 금액은 2조4131억원, 주관 건수는 21건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47%, 31% 증가한 수치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올해 초로 예상됐던 미국 금리 인하가 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연기되자, 자금 조달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이자 부담이 없는 유상증자로 눈을 돌리면서 유상증자 규모와 건수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분석했다.
◆ KB증권, NH투자증권 제치고 1위 도약
올해 1분기 유상증자 리그테이블 순위는 약 1조3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LG디스플레이로 결정됐다. 해당 딜에 참여한 증권사는 ▲NH투자증권 ▲KB증권 ▲대신증권 ▲한국투자증권으로, 이들은 1분기 리그테이블에서 나란히 1~4위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순위 싸움은 2분기 실적이 갈랐다. 1분기 유상증자 대표주관 순위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던 KB증권은 2분기 3건의 딜을 추가하며 선두로 올라섰다. KB증권은 1분기 1위를 기록한 NH투자증권(4904억원)에 비해 약 120억원 모자란 2위(4772억원)에 오르며 아쉬움을 삼켰으나, 2분기 1702억원을 추가해 올해 상반기 주관금액 6475억원을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KB증권은 올해 2분기 유니슨(305억원), HLB생명과학(365억원), 신라젠(1031억원)의 유상증자를 주관하며 2위와의 격차를 벌렸다. 특히 최근 유상증자를 진행한 신라젠의 경우 비슷한 시기 흥행에 실패해 실권주가 발생한 샤페론과 달리 구주주 청약률 87%, 일반공모 청약률 494%를 달성하며 탁월한 주관 능력을 뽐냈다.
반면 NH투자증권은 2분기에 유상증자 딜을 단 한 건도 추가하지 못해 선두를 내줬다. NH투자증권은 1월 미래에셋맵스리츠(131억원) 단독주관을 시작으로 대한전선(1541억원), LG디스플레이(3231억원)의 유상증자를 공동주관했지만, 3월 이후 딜을 추가하지 못하며 총 주관금액 4904억원으로 올해 상반기를 마무리했다.
3~4위 역시 추가 딜이 순위를 결정했다. LG디스플레이 유상증자 단 1건을 대표주관하며 공동 3위에 올랐던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올해 2분기 각각 3건, 1건의 딜을 추가하며 3위와 4위 자리에 이름을 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은 윈팩(476억원), HLB생명과학(365억원) 및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557억원)의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하며 올해 상반기 4630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반면 대신증권은 같은 기간 후성(825억) 1건만을 추가하며 4위(4056억원)를 기록했다.
◆ 하이투자증권 10위권 진입…하반기 CJ CGV 유증 관건
5~7위는 미래에셋증권(2477억원), 하이투자증권(862억원), SK증권(72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 중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3위(449억원, 1건)에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에 7계단 상승한 6위에 올랐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4월 KR모터스(234억원), 판타지오(229억원)의 유상증자를 대표주관한 데 이어, 5월엔 다원시스(398억원) 유상증자 발행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의 두 배 가까운 실적을 기록했다.
IB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유상증자 시장 역시 또 하나의 빅딜이 증권사들의 대표주관 순위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잠식을 피하기 위해 과거 다수의 영구채를 발행했던 CJ CGV가 지난달 4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대한 법원의 인가를 획득하며 추가적인 자금 조달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CJ CGV는 유상증자를 통해 4444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인 만큼 해당 딜을 누가 주관하느냐에 따라 올해 하반기 리그테이블 순위가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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