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플레이비멈춰버린 IPO 시계…엑시트 '난망'
[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키자니아를 운영하는 MBC플레이비의 최대주주는 MBC로 지분율은 78.87%에 달한다. 그 뒤를 이어 KDB산업은행(11.27%)과 KB증권(9.86%)이 뒤를 잇는다.
재무적투자자(FI)로 분류할 수 있는 산업은행과 KB증권이 MBC플레이비의 지분을 인수한 주목적 중 하나는 기업공개(IPO)를 활용한 투자금 회수(엑시트)였다. 하지만 시장 악화와 회사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현재는 엑시트 타이밍을 가늠하기 어려워졌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의 납입자본금 총액은 71억원이다. 2008년 설립 당시 자본금은 63억원으로 MBC와 KB증권(옛 현대증권)이 각각 112만주, 14만주를 회사에 납입했다. KB증권의 투자액은 1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해 산업은행이 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2대 주주가 됐다. 이후 17년째 추가 증자 없이 동일한 자본금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KB증권은 당초 IPO를 통한 엑시트를 목적으로 MBC플레이비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 관계자는 "당시 국내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직업 체험 테마파크의 개념이 자리잡혀 있지 않은 시기였다"며 "오래 전의 투자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사업 아이템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투자를 진행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키자니아를 둘러싼 주변의 상황은 KB증권의 기대와 다르게 흘러갔다. 2008년 회사 설립 직후 불어 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로 키자니아서울의 개장 자체가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최성금 당시 대표이사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키자니아서울의 협찬 파트너사 물색이 어려워지자 직접 파트너사를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4년 MBC에 입사해 공연 사업팀, 기획실, 인력자원국 부국장 등을 거치며 축적한 네트워크를 활용했다. 삼성전자, 대한항공, SK네트워크 등 산업군별 40여개 기업으로부터 키자니아서울을 구성할 콘텐츠 지원을 받아내며 우여곡절 끝에 오픈을 이끌었다.
이 과정에서 최 전 대표는 산업은행을 FI로 처음 끌어들였다. 2008년 진행한 MBC플레이비의 유상증자에서 산업은행 영업부로부터 4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다.
이후 MBC플레이비와 키자니아는 뚜렷한 성장 없이 외형을 유지하다 2016년 키자니아부산의 운영을 시작한 뒤 2019년 415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 때의 매출액은 현재까지도 최대치로 남아있다.
당시 산업은행과 KB증권은 이 기세를 몰아 IPO에 도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국내 상륙하며 다음해인 2020년부터 실적에 직격탄을 맞았고 이후 매출액은 3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지난해는 적자를 기록하며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019년 매출액이 늘며 순조롭게 엑시트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현재는 애매한 상태가 됐다"며 "현재로선 실적 개선 과정을 차분히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두 회사가 사실상 투자금 회수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 규모가 비교적 열위한 만큼 애초에 '사회공헌활동' 수준의 투자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사후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지분을 보유하는 것만으로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교육활동 투자 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경우 투자금액의 규모가 당시 본점 영업 본부장이나 각 지점장의 전결로 집행 가능한 수준"이었다며 "상부를 거쳐 투자 검토 지시가 내려오는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비슷한 관행에 따라 투자가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딜사이트는 향후 회사의 기업가치 재고 방안 등에 대한 답변을 듣기 위해 MBC플레이비 측에 연결을 시도했지만 회사 측은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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