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공식화' 구미현 아워홈 회장, 걸림돌 '셋'
우선매수권·사법 불씨·과한 몸값…"업사이드 매력 의문"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0일 11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마곡동에 위치한 아워홈 본사 전경. 사진=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딜사이트 권녕찬 기자] 구미현 아워홈 회장이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했다. 과거 추진했다가 무산됐던 경영권 매각을 회장 취임 이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하지만 우선매수권 등 남아 있는 걸림돌이 많아 구 회장의 구상이 순탄하게 흘러갈지는 의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구 회장은 19일 취임 첫 일성으로 지분 매각을 공식화했다. 그는 "주주간 경영권 분쟁을 근원적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은 본인을 포함한 주요 주주의 지분을 사업의 지속 발전을 지향하는 유능한 전문기업으로 경영권을 이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본인과 오빠 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을 포함한 경영권(57.84%)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것이 남매 간의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밝힌 것이다. 아울러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춘 다른 기업이 아워홈을 경영해야 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앞서 최근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구미현·구본성 측은 경영권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PEF)를 접촉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었다. 


하지만 구 회장이 공식화한 대로 매각 작업이 순탄하게 흘러갈 지는 미지수라는 시장 관측도 나오고 있다.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과의 법적소송이 불거질 수 있고 우선매수권 변수가 남아 있는 데다 과거 경영권 매각 당시 거론됐던 몸값 2조원을 지불할 원매자가 과연 있겠냐는 의문이다. 


아워홈 정관에 따르면 지분을 매각할 경우 다른 주주에게 주식을 우선적으로 팔아야 한다는 '우선매수권'이 명시돼 있다. 즉 네 남매 중 누군가가 지분을 판다면 다른 이들이 우선매수권을 갖게 된다는 얘기다. 구지은·구명진 측이 보유한 현금으로는 구미현·구본성 지분을 사들이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에 이들이 사모펀드 등과 손을 잡고 경영권 사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 2022년 5월 구미현·구본성 연합이 지분 매각을 추진할 당시 매각 주관사로 신생 사모펀드 운용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를 선정했다.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아워홈의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이라고 밝혔다. 라데팡스는 당시 글로벌 상장 유사업군 주가 수준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식품산업 정상화 등 성장성을 반영해 아워홈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IB업계에서는 이 같은 몸값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아워홈의 주력사업이 단체급식인데 이에 대한 업사이드(상승여력)는 없을 거고 결국은 HMR(홈간편식)이나 외식사업, 해외사업 쪽으로 얼마나 포텐셜이 있느냐의 문제"라며 "자기네들이 욕심은 그렇지만 그 밸류가 시장에서 형성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아워홈 몸값 2조원은 말이 안되는 수준"이라며 "아워홈의 사업 구조와 성장성을 고려하면 2조원 밸류는 너무 과하다"고 말했다. 구미현·구본성 경영권 지분(57.84%)을 최대 1조원 안팎으로 가정하더라도 단독으로 참여할 원매자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기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한앤컴퍼니·어피너티·MBK 등이 관심을 보일 순 있다"며 "다만 아워홈 경영권에 투자매력을 느낀다고 해도 단독으로 참여할 플레이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 사법리스크도 변수다. 앞서 지난 2022년 구미현·구본성 연합은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다가 가로막혔던 적이 있다. 2021년 주총에서 세 자매(구미현구명진구지은)가 맺은 '의결권 통일 협약'에 대해 법원이 인정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최근까지 구지은 전 부회장은 이와 관련한 법적검토를 진행해왔다. 관련 본안소송이 진행될 경우 1200억원에 달하는 위약금과 관련한 구 회장의 지분 가압류 절차가 이뤄질 수 있어 매각 추진 구상이 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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