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삼양홀딩스가 작년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에서 30% 수준을 넘지 못했다. 특히 이사회 항목에서 전부 미준수하며 가장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변동된 평가기준에 맞춰 핵심지표를 착실히 준수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양홀딩스가 지난달 공개한 2023년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핵심지표 15개 가운데 4개만 준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지배구조 준수율은 26.7%(15개 항목 중 4개 준수)에 그쳤다. 이는 전년 준수율 53.3%(15개 항목 중 8개 준수)의 절반 수준이다. 삼양홀딩스는 2019년부터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한 후 현재까지 줄곧 4~50%대의 준수율에 머무르다 작년 처음 20%대로 내려앉았다.
해당 지표는 상장기업이 지배구조 핵심원칙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공시하고 기업의 투명성 개선을 꾀하는 것이 목적이다. 핵심지표는 크게 주주와 이사회, 감사기구 등 총 3개의 평가부문으로 나뉜다.
항목별로 보면 특히 이사회 항목이 가장 미흡했다. 6개의 핵심지표 가운데 1개도 달성하지 못했다. 사내이사인 김윤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하고 있는데다 이사회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돼 있는 까닭이다. 또한 최고경영자 승계정책과 위험관리나 내부통제 정책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이에 더해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고 있는 것과 기업가치 훼손·주주권익 침해에 책임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이 미비해 이사회 항목 전반적으로 소홀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주주부문에서는 전체 5개의 항목 가운데 2개만 지키며 준수율 40%를 기록했다. 삼양홀딩스는 2019년 3월부터 전자투표를 실시하고 정기보고서를 통해 배당정책을 공개하고 있다. 나아가 주주총회 6주 전에 배당결정도 공시하고 있다.
하지만 주주총회 4주 전에 소집공고를 하지 않았고 직전 정기주총을 줄곧 예상집중일에 개최하고 있다. 이 두 항목은 2019년부터 5년 연속 지켜지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그 외에 올해 신설된 항목인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과 관련해서도 주주에게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을 제공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기구 부문에서는 전체 4개 지표 중 2개만을 이행하는 데 그쳤다.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를 개최하지 않은데다 감사위원회 지원 조직을 운영하고는 있으나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전속 조직은 아닌 이유에서다.
반면 감사위원회 운영 규정을 통해 경영 관련 중요정보에 내부감사기구가 접근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됐고 내부감사기구에 감사위원 중 회계·재무 전문가 2인이 존재하고 있어 이 두 항목에서는 조건이 충족됐다.
한편 삼양홀딩스는 미흡한 준수율에도 ESG평가에서는 지배구조 등급을 오히려 높게 받았다.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삼양홀딩스의 작년 지배구조 등급은 B+로 책정됐다. 이는 전년 B등급에서 한 단계 상승한 수준이다.
한국ESG기준원은 15개의 핵심지표 외의 평가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설명이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지배구조 영역 평가에서는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15개 항목 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참작한다"며 "삼양홀딩스의 경우 대외적으로 공개한 데이터뿐 아니라 다양한 내부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년 대비 향상된 등급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양홀딩스는 작년 미흡한 핵심지표 준수율을 기록한 것에 대해 새로운 평가 항목이 생긴 영향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기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와 '내부감사기구에 대한 연 1회 이상 교육 제공', '6년 초과 장기재직 사외이사 부존재' 항목이 삭제됐다.
대신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 제공'과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인지 여부', '이사회 구성원 단일성(性)이 아님' 항목이 신설됐다. 삼양홀딩스는 신설 항목의 경우 전부 미준수했다.
삼양홀딩스 관계자는 "핵심지표 준수율의 변화는 신규 항목과 이사회 관련 기준이 강화된 것이 원인이다"며 "변동된 기준에 맞춰 핵심지표가 잘 준수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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