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허공 속의 외침
'제4 이통' 스테이지엑스, 참여사 발표에도 자금 의문 여전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3일 13시 4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 (제공=스테이지엑스)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말 많고 탈 많은 '제4이동통신사' 스테이지엑스가 또 다시 자금조달 문제에 발목을 잡히며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번에는 5G 28GHz 주파수 낙찰에 힘을 실어준 규제당국마저 불안해 하는 기색을 내비치면서 스테이지엑스의 외로운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논란 중심에 서 있는 주도업체인 스테이지파이브는 자금조달과 사업 지속성에 대한 가능 여부가 명확히 판별되기 전임에도 이미 양치기 소년이 됐다. 


앞서 스테이지엑스는 지난달 초 5G 28GHz 주파수 낙찰가(4301억원)의 10%에 해당하는 430억원을 규제당국에 납부하고 컨소시엄 주주 및 파트너사를 공개했다. 주주사에 ▲스테이지파이브 ▲더존비즈온 ▲야놀자, 파트너사에는 ▲연세의료원 ▲카이스트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폭스콘인터내셔널홀딩스 ▲신한투자증권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초기 운영비와 최대 수조원에 달하는 사업·마케팅 비용을 마련할 뾰족한 묘수는 안 보인다. 특히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지난해 2배 이상 늘어난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가 한층 얼어 붙을 가능성이 커졌다. 


주주사는 물론 파트너사도 대형 투자를 이끌어낼 만한 요인이 부족한 실정이다. 투자 시너지를 낼 것이란 기대를 받아 온 재무적 투자자(FI)인 신한투자증권 측도 '직접적 투자'에 대한 여지 없이 '간접적 지원'에만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한투자증권은 올 2월 열린 스테이지엑스 미디어데이에서 협력 방향 등에 대한 질문에 "투자주관사로서 투자자 모집 등 자금조달 관련 자문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스테이지엑스의 사업 방향과 타당성을 지속 고려하며 파트너십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27일 스테이지엑스 측에 자본금 납입 계획에 대한 입증 자료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이는 앞서 제4이동통신사의 원활한 시장 진입을 돕기 위해 기지국 구축 의무를 절반 이상 줄이는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이어 온 기조에 처음으로 반한 행보다.


이에 대해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이용계획서 제출부터 현재까지 자본금 규모 및 조달 계획을 변경한 적 없다"며 3분기까지 1500억원을, 이후 시리즈A로 2000억원을 유치해 내년 서비스 런칭 전까지 6000억원대의 자금을 확보하겠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불안정한 재무구조로 인해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가 버거울 것이란 시장 우려가 지속되는 점을 감안하면 일관된 답변이 아닌 한층 구체화된 계획과 진척 상황 등이 서둘러 공유돼야 한다. 이미 일각에선 "서상원 스테이지파이브 대표가 스테이지엑스의 입지와 규모를 키워놓은 뒤 지분 매각 등으로 이윤을 남길 것"이라는 관측에 한층 힘이 실리고 있다.


스테이지엑스에게 남은 과제는 어떻게 사업을 이어나갈 수 있을 지 직접 증명하는 일 뿐이다. 수천억원의 정책금융 등 전폭적인 정부 지원이 뒷받침되는 만큼 국가 이동통신사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회피형 답변은 허공 속의 외침일 뿐이다. 


이제는 국가와의 공동 책임이다. 규제당국은 앞서 시장의 우려에도 제4이동통신사 선정을 단행한 만큼, 회사의 재무상황과 사업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파악하고 추적해 빠른 시장 안착을 유도할 수 있는 대안을 도출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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