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1Q 성적표NH농협캐피탈, 부동산 PF 영향 지속…순익 뒷걸음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NH농협캐피탈이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 흐름을 끊지 못했다. 고금리로 유가증권 관련 손익이 크게 줄어든 데다 선제적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적립한 탓이다. 개인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도 나빠졌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캐피탈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0억원에서 212억원으로 33.7% 줄었다.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지주) 소속 캐피탈사 가운데 순이익 감소세가 가장 가팔랐다. 신한캐피탈은 전년동기대비 30.2% 감소했고, 우리금융캐피탈과 하나캐피탈은 각각 16.0%, 8.3% 줄었다. 유일하게 KB캐피탈만 순이익을 늘렸다.
NH농협캐피탈의 순이익 급감은 기본적으로 고금리 환경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NH농협캐피탈은 유가증권 등 투자금융 자산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고금리로 유가증권의 평가손익이 크게 줄어들면서 전체 실적에도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유가증권 관련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관련손익은 지난해 1분기 141억원에서 올해 1분기 88억원으로 37.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금융(할부 및 리스), 개인신용대출, 기업대출 등에서 발생하는 순이자손익과 순수수료순익은 각각 11.6%, 5.6% 증가했다.
지난해 NH농협캐피탈의 실적을 끌어내렸던 부동산 PF 부실 위기는 1분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NH농협캐피탈의 경우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가 업계 평균과 비교해 낮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 영향을 고려해 1분기에도 적지 않은 충당금을 적립한 것으로 분석된다.
NH농협캐피탈의 손실충당금전입액 반영전 영업이익은 64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1.2%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손실충당금전입액은 259억원에서 424억원으로 대폭 확대되면서 실적을 끌어내렸다.
금융권 전반에서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좀처럼 가시지 않는 가운데 NH농협캐피탈은 부동산 PF 관련 대출이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한 자릿수로 크지 않고 대부분 선순위나 단일순위로 참여하고 있어 질적 수준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NH농협캐피탈은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고 대출자산 확대보다 수익성 제고, 리스크관리 등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총자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채권과 리스자산이 1년 전보다 모두 감소했다. 대출채권에 포함되는 일반대출(기업자금대출, 가계일반대출), 할부금융자산 등도 모두 규모가 축소됐다.

실적과 함께 건전성도 1년 전과 비교해 악화됐다. 특히 개인신용대출이 전체 영업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로 낮지 않은 가운데 고금리 지속으로 개인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서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NH농협캐피탈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은 올해 1분기 1.45%로 전분기 대비 0.32%포인트 상승했다. 사업부문별 연체율을 보면, 할부금융과 리스금융 부문은 0%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반대출(기업자금대출, 가계일반대출) 연체율은 2.04%로 집계됐다. 일단대출 연체율이 NH농협캐피탈 연체율 상승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지난해 말 1.60%에서 올해 1분기 1.63%로 소폭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대손준비금 차감 기준)은 142.28%로 전분기보다 0.49%포인트 상승했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의 수치가 높을수록 손실흡수능력이 좋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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