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나선 신한금융, ROE 10% 달성 언제쯤?
현 발행주식 수 5억939만주, 최종 목표 4억5000만주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1일 13시 5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전략으로 자사주 소각 의지를 밝혔다. 경쟁사에 비해 발행주식 수가 125~160%가량 많다보니 수익성 지표 등 기업가치를 책정 과정에서 할인 요소가 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에서 드물게 신한금융이 7개 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현재 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기조가 지속된다고 가정해도 발행주식 수를 줄여 ROE 10% 목표를 달성하는데 수년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 지난 10년간 ROE '10%' 넘지 못해


진 회장이 신한금융의 목표 ROE를 10%로 설정한 이유는 그동안 대부분 회계연도에서 '10%'를 넘지 못한 탓이다. 최근 10년간 신한금융의 ROE를 살펴보면 ▲2014년 7.5% ▲2015년 8.0% ▲2016년 9.2% ▲2017년 9.2% ▲2018년 9.4% ▲2019년 9.4% ▲2020년 8.4% ▲2021년 9.1% ▲2022년 10.0% ▲2023년 8.6% 등 2022년을 제외하면 매해 10%를 하회했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 비율로, 자본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이익을 냈는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이다. 자기자본이 100억원이고 순이익이 10억원이면 이 기업의 ROE는 10%이다.  통상 ROE가 높을수록 기업의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신한금융의 ROE가 타 금융지주에 비해 확연히 낮은 수준은 아니다. 4대 은행지주의 ROE는 지난해 말 기준 KB금융지주가 9.2%로 가장 높았고, 하나금융지주 9.0%, 우리금융지주 8.3%이었다.


그런데도 진 회장이 ROE 제고를 천명한 것은 국내 기업들이 소위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이유로 주요 선진국 기업에 비해 ROE가 낮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주가 국내 대표적인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으로 지목되는 만큼 ROE를 높여 안정적으로 순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수익창출 펀더멘탈을 유지하기 위해 ROE가 10%는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진 회장은 최근 뉴욕IR에 참석해 "신한금융은 그동안 덩치를 키우면서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ROE와 주주환원율은 좀 떨어졌다"며 "2010년 1.0을 넘긴 PBR는 현재 0.45로 떨어진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쟁 은행에 비해 신한금융의 발행주식 수는 125~160% 많다"며 "앞으로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이 갖춰진 상태에서 ROE 10%를 목표로 발행주식 수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ROE 10% 달성, 주식 수 4억5000주까지 줄여야 가능


현재 신한금융의 총발행주식 수는 보통주 기준 5억939만3214주이다. 신한금융을 제외한 4대 금융지주 중에선 우리금융(7억4259만1501주)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KB금융(4억351만1072주), 하나금융(2억9235만6598주)과 비교하면 최소 1억주 이상 많은 수준이다.


신한금융의 주식 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2019년과 2020년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 영향이 크다. 2019년 IMM프라이빗에쿼티, 2020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를 대상으로 각각 7500억원, 1조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 5500만주가량 증가했다. 당시 대규모 유상증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손실흡수능력 확충 등을 위해 보통주자본(CET1)비율을 개선하려는 목적이었다. 


신한금융이 7개 분기 연속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진행하는 이유에는 발행 유통주식 수가 많은 탓에 주가 상승 여력이 타 은행지주 대비 떨어진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신한금융은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는 물론 ROE 상승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봤다. 그동안 금융지주 실적 상승을 이끌었던 고금리 기조에서의 이자수익 호조세는 금리하락이 시작되면 한풀 꺾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식 소각을 ROE 제고의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는 해석이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의 과정을 거치면 이익잉여금 사용 및 발행주식 수 감소의 영향으로 자기자본이 줄어드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현재 신한금융 자기자본은 54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4조4780억원)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ROE 10% 달성을 위해서는 자기자본이 45조원가량으로 줄어야 한다.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약 9조원의 자본감소 효과를 거둬야 한다는 얘기다. 


신한금융은 회계기준 2023년 분기 및 결산 배당을 통해 총 1조766억원, 자사주 매입 규모는 약 5000억원이었는데 올해 3분기까지 진행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는 4500억원에 달한다. 또 연간이익 규모와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해 4분기 추가 매입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라 올해 최소 6000억원 이상의 자사주 매입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해 1조6000억~1조7000억원 수준의 주주환원이 이뤄질 경우 발행주식 수 조절을 통해 목표한 ROE 10%를 달성하는 데에는 약 5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최종적으로는 4억5000만주 정도를 목표로 주식 수를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라며 "ROE 10% 달성과 PBR를 높인다는 목표의 기저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배경으로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끊임없이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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