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1Q 성적표고금리 직격탄에…하나캐피탈, 수익·건전성 '뒷걸음'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하나캐피탈이 올해 1분기에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리스자산 증가로 수수료 수익은 늘었지만 고금리 지속으로 이자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일반관리비 지출도 늘어난 탓이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도 상승하는 등 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캐피탈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6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3% 감소했다. 총영업이익에서 일반관리비와 대손충당금, 기타영업손익 등을 뺀 영업이익은 7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 줄었다.
1분기 실적이 감소한 이유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 하나캐피탈의 총영업이익은 순이자손익, 순수수료손익, 금융상품관련순손익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되는데 순수수료순익은 1년 사이 늘어난 반면 순이자손익과 금융상품관련순손익은 각각 1년 전보다 12%, 3.1% 줄었다.
순이자손익을 살펴보면, 이자수익은 증가했지만 이자비용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전체 규모 축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1분기 2080억원이던 이자수익은 올해 1분기 2347억원으로 1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은 1155억원에서 1532억원으로 32.6% 증가했다.
고금리 환경은 하나캐피탈의 유가증권 관련 손익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하나캐피탈은 최근 수년 동안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유가증권 등 투자금융 자산을 꾸준히 늘려왔는데 고금리 환경에서는 이 점이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증권 관련한 금융상품관련순손익은 지난해 1분기 309억원에서 올해 1분기 299억원으로 3.2% 감소했다. 2019년 1분기 1500억원가량이던 하나캐피탈의 유가증권(관계회사 투자지분 제외) 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1조6000억원 수준으로 5년만에 9배 넘게 불었다.
하나캐피탈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자꾸 밀리는 등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등을 고려해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리테일(소매) 금융에 집중하며 리스크와 실적을 동시에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순이익은 줄었지만 리테일 금융 영업 강화로 리스와 할부금융 자산이 늘고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건비와 광고선전비를 포함한 일반관리비도 230억원에서 271억원으로 17.8% 증가했다.
수수료수익은 운용리스료수익, 렌탈료수익, 리스수수료수익, 대출금수수료수익 등을 더해 산출한다. 지난해 1분기 1603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11억원으로 44.1% 늘었다. 수수료수익에서 수수료비용을 뺀 순수수료손익은 45.2% 늘었다.
건전성 지표는 나빠졌다.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이 모두 상승했다. 하나캐피탈도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자산을 늘렸던 만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권 아래 놓여 있다.
1분기 말 기준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75%로 전분기보다 0.76%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1분기 말 1.24%로 지난해 말(1.02%)과 비교해 0.22%포인트 상승했다.
NPL커버리지비율은 101.09%로 전분기보다 12%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하나캐피탈은 올해 1분기에도 400억원 넘는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더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NPL커버리지비율도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NPL커버리지비율은 고정이하여신 대비 충당금을 얼마나 적립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손실흡수능력이 좋다고 본다. 금융당국은 이 수치를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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