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NK금융이익 증가‧비용 절감, '두 마리 토끼' 잡았다

[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BNK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이익 증대 뿐만 아니라 비용 절감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지역 부동산경기 불황 직격탄을 맞았던 BNK금융은 올해 경영전략을 성장보다 수익성 방어에 중점을 뒀는데, 1분기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실적과 함께 비용 감소 효과를 거두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의 1분기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4.34%로 전년동기(46.83%) 대비 2.49%포인트(p) 개선됐다.
CIR은 총영업이익 대비 얼마나 인건비와 전산비 등 판매관리비로 지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금융사의 경영효율성과 생산성을 가늠하는 데 사용된다. 영업이익이 늘거나 관리비가 줄어들면 CIR이 감소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2021년 51.47%로 50%를 넘었던 BNK금융의 CIR은 ▲2022년 47.08% ▲2023년 45.70%로 지속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에도 작년 말과 비교해 감소세를 이어간 데다 45% 밑으로 개선되는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BNK금융이 CIR 지표를 개선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수익성 개선을 꼽는다. BNK금융은 지난해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동산PF 우려와 주력 계열사인 경남은행의 대규모 횡령 사건 등 내·외홍을 앓았다.
또 손실흡수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뿐만 아니라 상생금융 비용도 증가하면서 이익은 크게 줄었다. 그룹 이익기여도가 가장 높은 부산은행은 지난해 4분기 13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고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BNK투자증권도 449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그룹 순손익도 적자로 전환했다.
BNK금융은 올해 성장보다는 수익성 방어에 중점을 두고 경영전략을 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순이자마진(NIM) 상승으로 인한 이익 증가와 대손충당금 등 비용 부담이 줄어든 것도 올해 1분기부터 깜짝 실적을 시현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1분기 NIM은 전분기 대비 각각 5bp(1bp=0.01%), 6bp 상승하며 그룹 전반의 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BNK금융의 총영업이익은 8조5740억원으로 전년 동기(8조3910억원) 대비 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자 이익과 비이자 이익이 각각 1.2%, 1.0% 증가하며 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반면 판매관리비는 3조9290억원에서 3조8010억원으로 3.3% 감소했다. 이익은 2.2% 늘고 비용은 3.3% 줄면서 전반적인 그룹 CIR 개선 효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BNK금융 관계자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인건비 및 투자증권 성과급 감소로 판매관리비가 128억원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BNK금융이 올해 초 외부에서 영입한 새로운 최고재무관리자(CFO)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수익성 방어 중심의 경영전략을 펼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에 빈대인 회장 취임 후 첫 정기인사에서 BNK금융지주 경영전략 부문에서 재무기능을 분리하고 이를 CFO 산하에 배치하는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전략과 재무를 한꺼번에 맡았던 기존 체제에서는 온전히 재무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1분기 성적표로는 일단 합격점을 거뒀다. 수익성 개선은 물론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것으로 역량을 입증했다. 경영상 비효율적인 사안들을 정리하면 내실은 물론 자본비율 개선, 경영효율성 제고 등의 효과로 자연히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적중했다는 설명이다.
최적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은) 올해 1분기 순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했는데 손실흡수능력 강화를 위해 PF대출 등에 대한 충당금 442억원을 추가 적립한 후의 수치라는 점이 더욱 돋보였다"며 "올해 수익성과 자본비율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는 BNK금융의 계획과 의지에 신뢰도를 크게 제고한 실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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