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케이뱅크가 올해 1분기 최대실적을 기록하면서 기업공개(IPO) 성공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케이뱅크의 최대주주인 BC카드는 케이뱅크 상장 관련 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기대 어린 시선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104억원)와 비교해 5배가량 증가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케이뱅크를 두고 업계는 순이익 증가가 이익체력 성장과 함께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올해 2월 주관사를 선정하며 상장 재추진에 나섰는데 외형 성장은 기업가치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2022년에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시장 상황이 악화한 데다 기업가치도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케이뱅크는 기업가치를 높은 수준으로 인정받기 위해 외형성장에 힘을 쏟아왔다.
케이뱅크는 올해 안에 상장을 목표로 상반기 안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예비심사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고객 수 증가와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 등에 힘입어 수신 잔액과 여신 잔액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1분기 말 기준 수신잔액은 23조9700억원, 여신잔액은 13조84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44.1%, 23.6% 증가했다. 1분기 말 기준 고객 수는 1033만명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80만명 증가했다.
아직 1분기 실적이 나온 것만으로 케이뱅크의 상장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시선도 있지만 이전과 비교해 긍정적 상황이 꾸려진 만큼 최대주주 BC카드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의 상장 여부는 BC카드에도 무척이나 중요하다. 2021년 케이뱅크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 최대주주인 BC카드는 재무적투자자(FI)와 2026년까지 케이뱅크가 상장하지 못하면 투자금에 약속한 수익률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고 7250억원 자금을 유치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BC카드는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탈, 새마을금고 등 FI와 '매도청구권(풋옵션)-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계약을 체결했다. 드래그얼롱은 소수 주주가 기업 경영권 지분까지 끌고 와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조항을 말한다. BC카드는 FI가 드래그얼롱을 행사하면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거나 합의한 조건의 수익을 메꿔줘야 한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 상장이 아예 불발될 경우 BC카드가 많으면 1조원 이상을 부담해야 할 수 있다고 보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케이뱅크의 상장 자체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높은 수준으로 공모가가 산정되고 기업가치를 인정받느냐도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투자 당시 FI의 주당 납입가격은 6500원인데 공모가가 이보다 낮게 형성된다면 FI가 환매를 요구할 수 있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보다 높게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장 환경과 상장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등의 주가 상승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해 안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라며 "공모 규모 등과 관련해서는 논의 전 단계로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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