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로프CB 상환 코앞으로...주가 부양 방안은
[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밸로프의 부진한 주가 흐름이 유동성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가 2022년 10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와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상장하면서 승계한 전환사채(CB) 만기가 코앞으로 다가온 까닭이다. 시장에서는 현재 이 회사의 주가가 해당 CB의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채권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밸로프 주가는 17일 종가기준 904원을 기록했다. 이는 연초(1월 2일 종가 기준) 983원 대비 8%나 낮아진 금액이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던 2022년 10월 31일 1410원과 비교하면 35.9%나 하락했다.
밸로프 주가가 우하향하고 있는 것은 부진한 실적과 무관치 않다. 이 회사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리퍼블리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리퍼블리싱은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개발사로부터 게임 개발권 및 사업권을 양도받아 자사의 개발력을 토대로 게임을 리빌드하고 재출시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다. 초기 단계부터 게임을 개발하지 않아도 되는 까닭에 비용과 시간이 적게 소요된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일반 게임사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밸로프의 실적은 이러한 기대와 달리 뒷걸음질 쳤다. 당장 지난해 실적만 보더라도 이 회사는 360억원의 매출과 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92.4%나 쪼그라들었다.
시장은 현 시점에서 밸로프 주가가 부진한 점을 고려했을 때 채권투자자들이 전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나아가 이 회사가 보유한 CB의 이자율이 0%인 점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실제 밸로프는 2022년 10월 말 교보9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하는 과정에서 교보9호기업인수목적 주식회사가 2019년 7월 발행한 16억7000만원 규모의 제1회 CB를 승계했다. 해당 CB의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0%다. 아울러 전환가액은 액면가 100원을 기준으로 주당 1000원으로 설정됐으며, 만기는 오는 7월이다. 이외 채권투자자에게 만기 직전 영업일까지 전환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 부여됐고, 지난해 8월 일부 채권투자자들이 6억8000만원어치의 전환권을 행사한 점을 감안하면 만기까지 남은 CB 물량은 9억9000만원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밸로프는 회사 차원에서 주가 관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주가 하락에 따라 상환 요구가 이어질 경우 유동성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90억원이다. 다만 이 회사가 외부개발사로부터 지식재산권(IP)을 양도받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게 시장의 전언이다. 이에 밸로프도 지난 4월 15억원 규모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하며 주가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임직원 단위에서의 자사주 매입도 검토하고 있다.
밸로프 관계자는 "기업 성장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주주분들께 실적으로 증명하고자 했지만 생각만큼 잘 풀리지는 않았다"며 "회사 차원에서 직접 자기주식 취득에 나섰고, 향후 임원 가운데서도 자사주를 사들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화권 시장 진출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만큼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