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이천 YM물류센터 매각작업이 주관사 선정 이후 1년여가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모양새다. 코로나19 이후 물류센터 공급이 줄을 이었던 탓에 공급과잉 시장이 형성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모자(母子)리츠 구조로 YM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매각이 지연되는 탓에 포트폴리오 재조정을 통한 리츠 체질개선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물류센터 관련 담보대출 만기가 5월 돌아오는 데 따라 리파이낸싱 관련 불확실성에도 노출된 상황이다.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자(子)리츠의 투자자산인 이천 YM물류센터 매각 목표 시점을 2025년으로 미뤘다. 지난해 4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며 본격적으로 매각 작업에 착수했지만 1년여가 지나도록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은 데 따른 결정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에 온라인 상거래가 급증하면서 물류센터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했었다. 이에 물류센터 공급이 줄줄이 이어진 탓에 과잉공급 상황에 몰리며 거래가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에 공급된 물류센터 준공 물량은 113만평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증가했다. 국내 물류센터 거래규모는 2022년 1분기 정점을 찍은 뒤 자재 수급 불안에 따른 공사 지연 및 기준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물류센터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후에도 꾸준히 공급이 증가하는 상황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류센터 신규 임차가 늘고 예정됐던 공급물량이 조절에 들어가면서 바닥은 통과하는 모습"이라며 "물류센터 시장지표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겠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있는 만큼 기대치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천 YM물류센터는 지하 1층~지상 3층으로 구성됐으며, 연면적 2만8707.4㎡(8684평) 규모다.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전자로지텍이 100% 임차 중이다. 경기도 이천시 대월면 초지리 273-1에 위치하고 있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는 자(子)리츠인 '카이트제20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카이트제20호)를 통해 이천 YM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투자자산은 이천 YM물류센터를 포함해 모두 6곳인데, 나머지 5곳은 오피스빌딩과 데이터센터 등으로 구성됐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자산관리회사(AMC)인 이지스자산운용은 이천 YM물류센터를 매각한 뒤 중소형급 오피스를 새로운 투자자산으로 편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오피스빌딩 비중을 늘려 이지스밸류플러스리츠의 정체성 및 체질을 개선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천 YM물류센터 매각이 지연되면서 체질개선 작업 역시 차질이 빚어지는 셈이다
카이트제20호는 2021년 이천 YM물류센터를 투자자산으로 편입했다. 360억원을 스탠다드차타드은행과 하나은행으로부터 각각 280억원, 80억원의 담보대출을 일으켜 마련했다. 해당 담보대출의 만기는 올해 5월1일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만기 전에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지만, 목표시점을 내년으로 미룬 데 따라 담보대출 리파이낸싱 작업에 돌입했다.
차입 당시 담보대출 금리는 CD(양도성예금증서) 91일물 금리에 168bp(1bp=0.01%포인트)의 가산금리가 붙는 조건으로 결정됐다. 2021년 5월 0.5%였던 국내 기준금리가 3.5%까지 치솟았지만, 변동금리 조건에서 기준금리 인상분이 꾸준히 방영된 덕분에 리파이낸싱에 따른 금융비용 급증 리스크는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물류센터 초과공급 상황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탓에 가산금리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매각시점을 2025년으로 연기한 데 따라 리파이낸싱을 진행하고 있다"며 "리파이낸싱 조건은 기존 변동금리 대비 가산금리를 낮춘 조건에서 협의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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