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케이뱅크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할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00만 고객을 돌파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을 시작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담대 잔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또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 초부터 코인 시장에 훈풍이 불면서 수신 잔고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케이뱅크의 호실적을 예상하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에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한 케이뱅크의 이용자 수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 앱 신규 설치는 지난달 30만9695건으로 6개월 전인 지난해 8월 14만7982건과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 앱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도 279만명에서 344만명으로 23% 늘어났다.
이는 주담대 증가세 덕분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타 은행과 비교해 저금리로 주담대 고객을 유치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지난해 12월 연 3%대 금리로 신규 취급한 분할상환 주담대 비중은 80.2% 수준이다.
주담대 잔액도 증가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주담대 잔액은 4조9211억원으로 2022년 말(2조2974억원)보다 114.2% 급증했다. 카카오뱅크보다 두 배 가량 높은 증가율이다.
올해는 금리 경쟁력을 가진 케이뱅크의 주담대 성장세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월 주담대 대환대출이 개시하면서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1월 말 케이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5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3% 증가했다. 이는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 유입된 대출액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1월 대환대출 서비스로 케이뱅크에 유입된 주담대는 3919억원이었는데, 5대 시중은행에 유입된 대출액은 모두 합쳐 3212억원이었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인 호황기로 인해 케이뱅크의 수신이 안정적으로 증가한 점도 눈길을 끈다. 케이뱅크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고 있다. 케이뱅크 수신액에서 업비트 영향이 큰 편이다. 지난 2021년 업비트 고객을 유치한 영향으로 수신 잔고가 크게 늘었으나 지난해의 경우 코인 시장 침체로 줄었다.
최근 비트코인이 1억원을 돌파하면서 다시 코인 시장에 뭉칫돈이 쏠리는 모양새다. 이에 힘입어 케이뱅크는 지난달 26일 수신액 21조원, 여신액 15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3분기 수신액 17조2361억원, 여신액 12조8083억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각각 21.8%, 17.1% 가량 늘었다.
코인 호황은 단순 수신 잔고만 늘어날 뿐 아니라 수수료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재다. 케이뱅크는 업비트 고객이 입출금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업비트로부터 108억원대의 수수료를 받았다. 코인 호황기였던 2021년 케이뱅크가 업비트에게서 받은 수수료는 292억원이었다. 이는 2021년 케이뱅크의 수수료 이익(196억원)과 당기순이익(255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업비트는 최근 불장에서 일 평균 10조원 안팎의 거래대금을 기록하면서 케이뱅크도 2021년 수준의 수수료를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케이뱅크의 올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중 높은 대출성장, 플랫폼 비즈니스 강화, 자산건전성 개선으로 실적턴어라운드가 확실시 된다"며 "우수한 금리 경쟁력과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로 대출 서비스 관련 편의성 제고로 올해도 견조한 주담대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케이뱅크의 올해 순익은 788억원으로 전년 대비 38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2022~2025년 연평균 순익 증가율은 17%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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