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KB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1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카카오뱅크도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면서 배당도 크게 확대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조6319억원으로 전년대비 11.5% 증가하면서 신한금융지주에 뺏겼던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KB금융은 은행과 비은행 모두 균형적으로 성장해 포트폴리오 덕을 톡톡히 봤다. 자회사별로 살펴보면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조2615억원으로 전년대비 8.9% 늘었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 순이자마진(NIM)은 1.83%로 전년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비은행 계열사들도 고르게 성장했다. KB손해보험의 당기순이익은 7529억원, KB증권 3896억원, KB라이프생명 2562억원으로 각각 35.1%, 107.5%, 88.7% 증가했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들은 지난해 역성장했다. KB금융만 홀로 최대 실적을 갱신하면서 리딩뱅크의 저력을 보여줬다. 우리금융지주는 2조5167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전년대비 19.9% 감소한 수치다. 신한금융지주의 당기순이익은 4조3680억원으로 전년대비 6.4% 줄었다. 하나금융지주도 전년대비 3.3% 줄어든 3조451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역성장한 배경은 대손충당금 탓이다. 4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해 충당금을 크게 쌓았다. 우리금융은 대손충당금으로 1조8807억원을 적립했는데 전년대비 112.4% 증가했다. 신한금융도 전년대비 80.8% 증가한 2조2512억원을 쌓았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3조1464억원과 1조7148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는 70.3%, 41.1% 증가한 규모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약진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34.9%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2조481억원으로 58.3% 늘었고 비이자이익은 4459억원으로 42.3% 증가했다.
카카오뱅크의 실적을 견인한 건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다. 카카오뱅크의 여신 잔액은 지난해 38조7000억원으로 전년대비(27조9000억원) 38.7% 늘었다. 이 중 주담대가 1조2000억원에서 9조1000억원으로 연간 8조원가량 증가했다. 저금리 주담대로 수요를 흡수한 덕이다. 전월세대출도 11조9000억원에서 12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환대출 인프라가 출범했는데 카카오뱅크가 저금리로 선보이면서 시중의 수요를 흡수했다. 지난해 5월 출시한 신용대출과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카카오뱅크의 점유율은 각각 14.7%, 24.3%다. 작년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실행액 약 50%가 대환 목적이었는데 올해 1월 67%까지 늘었다.
KB금융과 카카오뱅크는 호실적에 힘입어 배당도 크게 늘렸다. KB금융은 지난해 4분기 배당금을 주당 1530원으로 결정했다. 총배당금(3060원)은 전년보다 4% 증가한 수준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작년 결산배당금을 주당 15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전년(80원) 대비 87% 증가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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