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양해 기자] 통신장비 기업 에치에프알(HFR)이 DS네트웍스의 벤처캐피탈 자회사 'DSN인베스트먼트'를 품에 안았다. 설립 자본금(200억원)보다도 낮은 160억원에 지분 100%를 인수하며 새 주인이 됐다. 업계에선 DSN그룹이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시행 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비핵심 자산 매각에 서둘러 나선 결과로 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FR은 DSN홀딩스가 보유한 DSN인베스트먼트 보통주 200만주를 160억원에 전량 현금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HFR 자기자본의 9% 해당하는 규모로 취득 예정일자는 오는 2024년 1월 12일이다.
HFR은 2000년 설립된 유무선 통신장비 회사다. 기지국에 연결하는 모바일 프론트홀 장비와 초고속인터넷용(브로드밴드) 전송장비를 공급하고 있다. 이번 DSN인베스트먼트 인수를 통해 사업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DSN인베스트먼트는 2021년 자본금 200억원으로 설립된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다. 국내 최대 부동산 개발회사인 DS네트웍스의 100% 자회사로 출범했다. 작년 말 기준 ▲하랑-디에스앤 투자조합 1·2·3호 ▲디에이-디에스엔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디에스엔-파이코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디에스엔-비디씨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 등을 운용 중이다.
올해 6월엔 SGC파트너스와 '에스지씨 디에스엔 넷제로 투자조합'을 500억원 규모로 공동 결성해 운용 중이다. 수장은 LG전자, SBI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등을 거친 박준혁 대표가 맡고 있다. 주요 포트폴리오로는 컬리, 버즈빌, 래디시, 알룩스 등이 꼽힌다.
업계에선 DSN인베스트먼트 매각이 비교적 '염가'에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국내에서 벤처캐피탈 경영권을 매각할 경우 순자산의 10~20% 안팎의 프리미엄을 얹어주는 게 일반적인 관례다.
작년 말 기준 DSN인베스트먼트의 순자산은 약 197억원. 여기에 관리보수를 수취할 수 있는 벤처펀드들을 운용 중임을 고려하면 설립 자본금 200억원을 웃도는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벤처캐피탈 한 관계자는 "얼어붙은 벤처투자 시장 환경과 DSN그룹의 비핵심 자산 매각 의사가 맞물리며 딜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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