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숙원사업 IPO 연내 성공 기대감 '솔솔'
카카오뱅크 주가 회복세, 기준금리 인하·IPO시장 훈풍
이 기사는 2024년 01월 03일 15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 사옥. (제공=케이뱅크)


[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케이뱅크의 연내 상장 가능성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점쳐지는 등 공모시장에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재무전문가인 최우형 신임 대표 취임을 비롯해 그간 IPO를 총괄했던 장민 CFO가 비상무이사로 잔류하게 되면서 IPO를 진두지휘할 경영진 라인업도 한층 두터워져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올해 다시 IPO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도전하기에 작년보다 올해가 여러모로 상황이 좋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상장 주관사 NH투자증권 고위 관계자는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 주가가 케이뱅크 기업가치 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작년보다 올해 카카오뱅크 주가가 오른 만큼 케이뱅크가 상장을 도전하기에 상황이 더 좋다"고 말했다.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해 초 저점을 기록했으나 회복세다.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했던 지난해 2월 카카오뱅크 주가는 2만6000원대를 기록했으나 올 들어 2만8000원선을 넘어섰다. 공모가 하단과 자산총액 규모를 감안했을 때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3만원을 넘어서면 케이뱅크가 상장 준비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주가 전망은 긍정적인 편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를 최선호주로 제시하면서 "3분기에 이어 4분기도 마진 개선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올해 여신 성장 모멘텀까지 존재한다"며 "최근 은행주 상방을 제한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서도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IPO 시장을 경색시킨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되면 케이뱅크 상장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분기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삼성증권은 2일 한국은행은 6월과 9월, 12월 등 3회에 걸쳐 금리를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인하기를 맞으면 플랫폼 사업 부문이나 대출 성장 등 건전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 가치 평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케이뱅크가 재무적투자자(FI)와 주주들의 입장을 고려, 금리 인하나 매크로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재추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산정에 발목을 잡았던 이익도 개선되는 중이다. 지난해 3분기 골칫거리였던 결손금을 모두 해소하고 이익잉여금을 약 106억8500만원 쌓았다. 케이뱅크의 결손금은 지난해 1분기만 해도 1716억7000만원에 달했다. 


다만 케이뱅크의 눈높이에 맞는 몸값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IPO 추진 당시 케이뱅크는 6조~7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희망했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는 몸값 책정 지표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을 사용한다. PBR은 시가총액을 순자산(자본)으로 나눈 지표다. 케이뱅크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도 IPO 과정에서 PBR로 몸값을 구했다.


케이뱅크의 2023년 상반기 말 순자산은 1조7979억원이다. 여기에 비교기업으로 지목되는 카카오뱅크의 PBR 2.28배를 적용하면 현재 기업가치는 4조992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케이뱅크가 순자산 규모를 늘리거나 카카오뱅크의 PBR이 증가하지 않는 이상 원하는 기업가치를 도출하기 어려운 셈이다.


PBR이 높은 해외 금융사를 피어그룹에 포함하는 방법도 있다. 카카오뱅크 역시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 컴퍼니와 러시아 디지털 은행 틴코프 뱅크의 최대주주인 TCS홀딩 등 4곳을 비교군으로 선정했었다. 이 경우 금융당국 심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해외 업체를 비교기업으로 삼을 시 증권신고서를 정밀하게 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외시장 주가가 회복되지 않는 점도 걸림돌이다. 케이뱅크는 장외시장에서 주당 2만원대까지 올라갔으나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날 장외시장 38커뮤니케이션에서 케이뱅크는 1주당 1만500원에 거래됐는데 이를 토대로 한 추정 시총은 3조9448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선임된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13%에 근접한 BIS비율을 감안할 때 건전성과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양호한 건전성은 물론, 튼튼한 이익창출력이 받쳐줘야 IPO 시 기대하는 몸값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최우형 신임 은행장이 공식 임기를 시작해야 IPO 전략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가 IPO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케이뱅크의 양호한 실적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 11월 파두 어닝쇼크 영향으로 한국거래소에서는 IPO 증권신고서를 심사할 경우, 제출 직전 달까지의 실적을 공개하고 상장 심사 이후엔 상장 이전까지의 매출 정보 공시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심사를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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