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보라 기자] 토스뱅크가 내년부터 중저신용대출 부담에서 한숨 돌리게 됐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다른 인터넷은행들과 동일한 중저신용대출 목표치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토스뱅크는 그동안 중저신용대출을 두고 건전성 관리와 목표치 달성 사이에서 애를 먹어왔다.
28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2026년 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계획'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내년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는 '30% 이상'이다.
인터넷은행 중 목표치가 가장 높은 토스뱅크가 가장 많은 부담을 덜게 됐다. 올해보다 목표치가 13%나 낮아졌다. 인터넷은행들의 올해 중·저신용 대출 비중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 11월 말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30.1%, 토스뱅크 32.3%, 케이뱅크 28.1%를 기록했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는 목표치에 미치지 못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왔으나 올 들어 감소세를 보였다.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올해 11월 말 기준 32.3%로 3분기(9월 말) 대비 2.16%포인트(p) 줄었다. 올해 1분기 42.06%, 2분기 38.5%, 3분기 34.46%로 꾸준한 감소세다.
토스뱅크는 "거시경제 불안정이 지속되면서 지속가능한 포용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며 "5월 말부터 시작한 대환대출로 고신용자가 신용대출에 많이 유입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 대출 확대에 열을 올린 반면 토스뱅크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낮췄다. 올 들어 연체율이 높아지자 중저신용 대출 목표치 달성 보다 건전성에 중점을 둔 것이다.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3분기 0.3%에서 4분기 0.72%로 껑충 올랐고 올 1분기(1.32%), 2분기(1.56%)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3분기 들어 1.18%로 전 분기 대비 0.38%p 감소했다. 다만 여전히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의 평균 연체율 0.27%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내년부터 토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 달성과 연체율 관리 모두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저신용대출 비중이 낮아진 데 더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출시 예정이기 때문이다. 토스뱅크가 유독 다른 인터넷은행보다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는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고 있어서다.
주담대는 담보대출 특성상 대출 부실이 발생해도 원금을 회수하기 쉽고, 대출 규모도 커서 안정적인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다. 또한 중저신용 대출 비중을 산정할 때 주담대는 포함되지 않아 중저신용 대출 의무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 신용대출보다 연체율도 낮은 편이라 연체율도 개선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주담대로 연체율 관리뿐 아니라 수익성도 크게 올리고 있다.
토스뱅크는 올 9월 전월세대출을 출시했고 주담대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출시 시점은 미정이지만 금융권에서는 토스뱅크가 내년에 주담대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용대출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라도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 9월 "토스뱅크도 (주담대를) 해야 한다고 보고는 있다"며 "하지만 거시경제 환경 등이 준비돼야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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