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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억 인구 중국 공백…베트남서 지울 수 있나
인구수·소득수준 격차 걸림돌…대체시장 되긴 어렵단 전망 우세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7시 2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전경. (제공=롯데쇼핑)


[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중국에서의 참패를 베트남에서 만회할 수 있을까. 롯데쇼핑이 최근 중국사업 전면 철수와 맞물려 떠오르는 신흥시장인 베트남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공백을 베트남 확장으로 회복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다만 양국의 시장규모와 소비능력 등을 고려할 때 완전한 대체시장이 되긴 어려울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다. 


롯데쇼핑 입장에서 중국은 뼈아픈 실패의 역사로 기억될 지역이다. 중국은 진출 당시만 해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과 한국에 이어 제3의 롯데그룹을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등 공을 들였다. 실제 롯데쇼핑은 2008년 중국 수도인 북경에 롯데백화점 현지 1호점 출점을 시작으로 중국 현지 할인점인 마크로(MAKRO) 8개점 인수와 이듬해인 2009년 현지 대형마트인 타임즈(TIMES)까지 연이어 인수하며 빠르게 사세를 키워나갔다. 이에 중국 진출 8년 만인 2016년 역내 백화점 5개 지점과 대형마트 115개를 보유하며 1조2437억원이라는 연매출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롯데쇼핑의 중국사업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라는 돌발변수로 치명타를 입게 됐다. 중국 정부가 반대하는 상주 사드 부지를 롯데가 제공한 일을 빌미로 현지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것. 나아가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와 제한 등이 잇따르면서 더 이상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특히 2017년 말 현지 롯데쇼핑 할인점 대부분이 중국 정부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자 결국 2018년 눈물의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그나마 명맥을 유지하던 백화점도 하나 둘 문을 닫으며 현재는 청두백화점 1곳만 남았다. 이 곳 역시 현재 매각예정처분 자산집단에 포함돼 조만간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지 사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2016년까지 연평균 1조원을 웃돌던 중국 매출은 이후 해마다 급격히 축소되며 작년에는 225억원까지 내려앉았다. 올해도 3분기까지 누적매출이 고작 155억원 남짓에 그쳤다. 이는 롯데쇼핑의 연결매출에도 직격탄으로 이어졌다. 2016년 29조5264억원에 달했던 이 회사의 연결매출은 작년 15조4760억원까지 쪼그라든 까닭이다. 타 계열사들의 부진 여파도 컸지만 중국 공백이 차지한 비중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시장에선 해석하고 있다. 


롯데쇼핑 중국과 베트남 매출 변동 추이. (출처=금융감독원)

롯데쇼핑은 최근 중국에서 빠진 매출을 상쇄하기 위해 인근 국가인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연평균 약 7% 안팎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여주며 유망한 신흥지역으로 부상하고 있어서다. 롯데쇼핑은 현재 베트남에 3개의 백화점과 16개의 대형할인점을 운영 중이다. 특히 올해 9월에는 베트남 북부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개장하며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이곳은 현지 최대 규모의 상업복합몰로 쇼핑몰과 오피스, 호텔, 레지던스가 함께 들어섰다. 롯데쇼핑은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통해 아시아 쇼핑 1번지로 우뚝 선다는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실제 롯데그룹은 이 프로젝트에만 약 8000억원을 투자할 정도로 총력을 기울였다.


다만 시장에선 롯데쇼핑의 베트남사업이 중국 공백을 완전히 지우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먼저 양국은 시장규모와 1인당 국민총소득(GNI)에서 큰 격차를 보인다. 중국은 현재 14억명의 인구로 추산되지만 그에 반해 베트남은 인구가 1억명에 그친다. 단순 시장규모 면에서만 14배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아울러 세계은행(World Bank) 자료에 따르면 국민들의 실질 소비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1인당 GNI도 작년 기준 베트남은 4010달러로 중국(1만2805달러)의 3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친다. 실제 롯데쇼핑은 베트남에도 중국과 동일한 2008년에 진출했지만 지속된 성장에도 작년 현지매출이 3907억원에 그쳤다. 중국이 2013년 기록했던 최대 매출 1조7334억원과 비교하면 23%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베트남도 기본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현지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선 정부와의 관계가 상당히 중요하다. 토지사용권 취득과 현지 인허가 등을 원활하게 받기 위함이다. 지금은 베트남 정부가 한국에 우호적이지만 중국처럼 위험 요인이 항상 도사릴 수 밖에 없는 지역이다. 


시장 한 관계자는 "한때 중국은 해외기업들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졌지만 각종 정치적 이슈 등으로 지속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베트남을 찍고 있다"면서도 "베트남은 중국에 비해 시장규모가 작을뿐더러 아직 국민들의 소비여력이 크지 않아 대체시장이 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간 해외 복합쇼핑몰 개발이 쇼핑 중심의 판매시설에 중점을 뒀다면 장기적으로는 롯데건설의 주택개발사업과 롯데물산의 오피스 임대사업 등을 포함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며 "베트남을 넘어 동남아시장에서 '롯데'라는 브랜드 가치를 프리미엄화하면 해외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베트남에 1~2개의 쇼핑몰을 확대할 계획이며 2~3선 도시에도 복합쇼핑몰 형태의 신규단지 2~3개 추가 출점도 검토 중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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