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HMM 인수 진심인 이유
성공적 M&A 성과 밑바탕···'종합물류기업' 꿈꾼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14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제공=동원그룹)


[딜사이트 유범종 차장] 경영자는 기업구성원의 정점에 서 있지만 참 어려운 자리다. 매 순간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하고 자칫 그 판단이 시대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기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중압감도 견뎌내야 한다. 특히 경영자가 새로운 도전(사업)을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선다면 압박감은 배가될 수 밖에 없다.


최근 HMM(구 현대상선) 인수전(戰)에 발을 담근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역시 그 결단이 쉽지 많은 않았을 터. 자산총액 9조원 남짓인 동원그룹이 26조원의 자산을 가진 기업을 인수한다는 건 사실상 새우가 고래를 삼키겠다는 모험에 가깝게 비춰질 수 있다.


실제 HMM을 품에 안기 위해선 최소 5조원 이상은 투입돼야 할 것으로 시장에선 관측하고 있다. 현재 동원이 유형자산 등을 포함해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창출력은 약 3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역시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LX, 하림 등 경쟁기업들과 끝까지 경합을 펼치기 위해선 가용현금을 모두 털어 넣고도 재무적투자자(FI) 유치나 차입 등이 필수로 따라와야만 한다. 동원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운 인수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김 부회장은 이번 인수합병(M&A)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가장 큰 동력은 영역 확장과 시너지 창출에 대한 기대다. 동원은 그간 수산-식품-포장재-유통·물류 등의 수직계열화 된 주축사업을 중심으로 연관기업 인수를 추진하며 성장과 혁신을 다져온 기업이다. 특히 사업확장 결정에 있어서는 기존사업과의 관련성과 시너지 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따져본 후 최종 판단을 내려왔다.


이번 HMM 인수 추진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동원이 HMM을 인수하면 항만(동원부산터미널)과 육상물류(동원로엑스)에 이어 해상운송까지 가져가며 기존사업과의 시너지는 물론 종합물류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특히 동원의 경우 창업주 김재철 명예회장이 선원 출신인데다 주력사업이 원양어업인 만큼 해상사업에 대한 강한 자신감도 가지고 있을 터다.


나아가 김남정 부회장 입장에선 미래비전을 실현시키는 기점역할도 겸할 수 있다. 그는 작년 11월 동원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체제 전환과 함께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사업간 융합과 투자를 통해 새로운 50년을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 일환으로 연초부터 한국맥도날드와 보령바이오파마 등 굵직한 기업 인수를 타진했지만 결국 무산으로 돌아갔고 이제는 진짜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이 온 것으로 판단된다.


부담스러운 인수지만 '불패신화'라는 세간의 평가를 받을 만큼 인수합병으로 사세를 키워온 김 부회장 자신에 대한 믿음도 이번 딜(Deal)에 나서게 된 동력이 됐을 것이다. 실제 그는 2013년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10년 동안 테크팩솔루션과 금천, 동부익스프레스 등의 인수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그룹가치를 끌어올렸다. 인수한 기업들은 현재 그룹 내에서 든든한 효자역할을 하는 회사들로 자리매김했다.


김 부회장이 동원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약속한 만큼 이번 HMM 인수전을 잘 이끌어 또 한번 도약의 날개를 활짝 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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