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獨더스퀘어'…"가치 상승여력 충분"
자산가치 하락 8%에 그쳐…신규 공항 터미널 완공 등 호재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9일 10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증권. (사진=하나증권)


[딜사이트 강동원 기자] 하나증권이 해외 부동산 부실 투자 논란에 휘말렸다. 대규모 인수 자금을 투입한 독일 오피스 빌딩 '더스퀘어'의 자산가치가 하락하면서다. 금리 상승 등 악조건 속에서 자산가치 회복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큰 투자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반면 하나증권의 더스퀘어 투자 손실 우려가 기우에 그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다. 주요 임차인의 사업 개선으로 더스퀘어 자산가치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는 데다 신규 공항 터미널 완공 등 호재로 오히려 가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지난 2019년 1조3000억원 규모 더스퀘어를 인수했다. 하나증권은 인수를 위해 영국계 자산운용사 AGC에쿼티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하나증권은 하나대체자산운용과 DS네트웍스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로 2700억원을 투자했다. AGC는 2925억원을 투입했으며 남은 금액은 대출(약 7700억원)로 조달했다.



더스퀘어는 유럽 대표 공항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연결된 복합 상업시설이다. KPMG와 힐튼호텔, 포르쉐 컨설팅을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임차해 주목받았다. 하나증권은 당초 인수 후 셀다운((타 금융기관에 재매각)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자 만기보유 후 매각으로 선회했다.


문제는 최근 해외 상업용 오피스 가치가 하락하면서 발생했다. 대규모 자금을 댄 국내 금융기관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더스퀘어 임차인인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직원 이동으로 공실률이 2019년 2%에서 지난해 말 16%까지 상승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금리 상승에 따라 하나증권이 대주단으로부터 대출 상환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그러나 하나증권의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유행 종식과 함께 주요 임차인인 힐튼호텔이 높은 객실 가동률을 보이는 등 더스퀘어의 자산가치 상승 움직임이 본격화해서다. 두 자릿수를 넘었던 공실률 역시 새로운 현지 기업 임차에 성공, 계약 완료 기준 9%까지 끌어내린 상태다.


또, 오피스 전체 임대율의 50%를 차지하는 KPMG의 계약 만기일이 2028년 말(중도 해지 불가)로 여유가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하나증권은 자산가치 제고를 위해 임차 연장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내년 프랑크푸르트 공항 제3터미널 완공 이후 이용객과 유동 인구가 급증하면 더스퀘어의 가치 상승도 예상된다.


더스퀘어의 자산가치 하락 폭도 타 오피스 빌딩과 비교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현지 대주단은 지난해 말 더스퀘어의 자산가치를 약 1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하나증권 매입가격과 비교해 8.5%(1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에만 영국 런던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지구 내 주요 오피스 가치가 약 20%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출 조기 상환 압박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은 이미 리파이낸싱(차환)을 마쳐 2025년 2월까지 중도상환 압박이 없다. 고정금리(2.02%)여서 금리 상승이 미치는 영향도 적다. 인수 자금을 대기 위해 조성한 펀드 만료 기한도 최소 2년이 남아있다. 펀드는 캡스톤자산운용이 관리하고 있으며 현지 펀드는 2026년 11월, 국내 펀드는 이듬해 11월 만기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최근 이슈가 됐던 해외 대체투자는 건물 가치가 30% 이상 하락하면서 대주단의 상환압박이 거세져 문제가 된 것"이라며 "지난해 선순위 대출기관이 평가한 가치가 매입가와 비교해 8% 하락에 그쳤고 공실률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내년이면 건물 가치가 매입가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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