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아쉬운 DCM 뒷심…비우량채 '기웃'
1분기 대표주관 포스코퓨처엠·호텔롯데 딜 2분기 줄줄이 배제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3일 07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여의도에 있는 키움증권 본사 전경(제공=키움증권)


[딜사이트 백승룡 기자] 올해 1분기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연이어 주관사단에 이름을 올리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키움증권이 좀처럼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딜(deal) 수임 빈도가 현저하게 떨어진 데다가, 그마저도 미매각이 예상되는 건설채 등을 중심으로 주관을 맡고 있다.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키움증권으로서는 투자은행(IB) 기반이 아직은 미약하다 보니 딜 수임 경쟁에서 양적·질적으로 열세에 몰리는 모습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공동대표주관을 맡았던 한양(BBB+)의 공모사채는 지난 8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투자수요가 220억원에 그쳐 모집액(600억원)을 채우지 못했다. 다행히 사전에 KDB산업은행의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을 확보,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이 발생하더라도 산업은행이 최대 400억원까지 인수하기로 해 주관사단이 미매각 물량을 떠안지는 않았다. 다만 키움증권이 비우량채를 중심으로 딜 수임에 나서면서 '살얼음길'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키움증권은 지난달에도 KCC건설(A-)의 회사채 발행에서 단독으로 대표주관을 맡았지만, 900억원 모집액 대비 수요예측 참여금액은 130억원에 그쳐 미매각 물량을 홀로 떠안아야 했다. 이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재판매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의 회사채 수요가 뒷받침되고 있어 수요예측에서 기관을 대상으로 미매각이 발생한 회사채라도 리테일 시장에서 셀다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면서도 "기관투자가들이 크레딧 리스크를 우려해 외면한 회사채를 개인에게 넘기는 것은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이 이처럼 시장에서 소화조차 되지 않는 건설채에 매달리는 것은 DCM 주관 경쟁에서 좀처럼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서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키움증권은 약 1조800억원 규모의 대표주관 실적을 쌓아 IB 업계에서 '떠오르는 샛별'로 인식됐다. 대표주관을 맡은 딜의 면면을 봐도 ▲KB증권(AA+) ▲GS파워(AA0) ▲CJ대한통운(AA-) ▲포스코퓨처엠(AA-) 등 AA급 이상 우량채를 다수 확보했다. 롯데제과(AA0)·호텔롯데(AA-)·롯데렌탈(AA-)·롯데하이마트(AA-)·롯데칠성음료(AA0)·롯데쇼핑(AA-)·롯데지주(AA0)·롯데케미칼(AA+)·롯데물산(AA-) 등 롯데그룹의 회사채 물량을 한 곳도 놓치지 않고 대표주관을 꿰차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2분기 들어 두 번째 회사채 발행에 나선 포스코퓨처엠·호텔롯데의 회사채 발행에서는 모두 키움증권이 배제됐다. 포스코퓨처엠은 1분기 발행 주관사단을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증권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등 7곳으로 꾸렸지만, 2분기 발행에서는 KB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신한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 키움증권만 빼고 6곳으로 줄였다. 호텔롯데는 1분기 KB·한투·삼성·신한·미래·키움 등 6곳에서 KB·NH·한투·신한 등 4곳으로 교체했다.


이처럼 주요 이슈어(isser) 딜을 놓친 키움증권은 2분기 ▲대한항공(BBB+) ▲KCC건설(A-) ▲평택에너지서비스(A0) ▲한솔테크닉스(BBB+) ▲한양(BBB+) 등 건설채를 포함한 비우량채 딜을 전전하고 있다. 키움증권이 2분기 들어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를 맡은 것은 HL만도(AA-), 포스코인터내셔널(AA-)이 전부다.


DCM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올해 초 공격적인 딜 수임을 이어가면서 존재감이 두드러졌는데 최근 눈에 띄게 주춤해졌다"며 "키움증권이 차액결제거래(CFD) 등 이슈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보니 딜 수임에 있어서도 타격이 있었을 수 있다"고 전했다. 한 대형 증권사 본부장은 "기업금융 자체가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며 "리테일 중심의 키움증권이 IB 분야로 발을 넓히고는 있지만 아직 초기 단계이기에 안정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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