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호 기자] 한빛인베스트먼트(이하 한빛)와 위드윈인베스트먼트(이하 위드윈)가 공동으로 투자한 기업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가운데 회계상 손상처리 시점을 두고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 운용사가 펀드 만기연장에 합의하며 한숨 돌리는 듯 했으나, 각자 회계법인들이 재무제표 작성에 앞서 상이한 결론을 내면서 손상처리 여부는 결국 엇갈리게 반영됐다.
10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한빛과 위드윈이 공동으로 운용중인 프로젝트 펀드 'HBIC-위드윈투자조합1호'를 통해 투자한 피투자자산이 최근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투자원금은 대부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으로 회계적으로 손상처리 하는 문제만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지난 2018년 4월 27억원 규모로 결성됐다. 국내 한 중소 건강기능식품 업체에 전액 투자하기 위한 목적의 '프로젝트 펀드' 형태로 조성했다. 한빛과 위드윈은 공동 운용사(Co-GP)를 맡았고 의무출자금으로 각각 3억원, 2억원씩을 부담했다. 나머지 자금은 큐캐피탈홀딩스 등에서 끌어들인 것으로 파악된다.
두 운용사는 국내 건기식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했다.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상승에 대해 큰 기대를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고, 누적된 영업적자에 결국 재무구조가 대폭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투자는 위드윈의 최대주주가 스타브리지로 변경되기 전 결정됐다. 해당 투자를 담당한 심사역은 현재 위드윈에서 퇴사한 상태다.
당초 투자실패 사례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한빛과 위드윈은 서로 다른 방안을 제안했다. 한빛은 보수적으로 펀드 손상차손을 선제적으로 반영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외부시선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위드윈은 손실이 최종 실현된 이후 반영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양측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결국 손상처리를 미루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프로젝트 펀드 만기를 올 연말까지 연장한 뒤, 피투자기업의 영업권 등 매각가능한 자산을 처분해 일부 자금이라도 회수하기로 한 것이다.
운용사들끼리는 합의했으나 최종 결론에 이르지는 못했다. 감사보고서를 작성하는 담당 회계법인들이 다른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다. 오히려 두 운용사의 원 주장과는 반대의 결과물이 나왔다. 한빛 측 회계법인은 손상처리 하지 않았지만, 위드윈의 감사를 맡은 진일회계법인은 위드윈 자체 출자금에 대해 전액 지분법 손상 처리를 했다.
한빛 관계자는 "펀드 손상 처리를 두고 서로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만 최종적으로는 일부 자금이라도 회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자사 외부감사인은 이같은 합의안을 반영해줬으나 위드윈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위드윈 관계자는 "피투자자산의 회수여부가 불투명 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무적 문제 등을 고려해 손상처리를 미루기로 한빛과 합의했었다"면서도 "자사 외부감사인이 관련 내용을 파악한 뒤, 손상처리해 반영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을 전달해 전문가 의견대로 최종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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