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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강하면 부러진다
이규창 편집국장
2023.02.07 08:37:20
강경 일변도의 사회 불만 진압은 초강성 노조만큼 부작용 초래
이 기사는 2023년 02월 06일 08시 1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규창 편집국장] 대학시절 언론인이자 진보경제학자인 고(故) 정운영 교수의 정치경제학 특강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대학 총학생회의 초청으로 성사된 특강이었는데 방학임에도 넓은 강의실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정 교수는 특강에서 마르크스주의에 관심 있는 학생들 귀에 듣기 좋은 말만 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히려 학생 운동권 내에 마르크스주의를 교조적으로 받아들이는 흐름을 에둘러 비판했다. 칼 마르크스의 단순한 낙서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학자들에 대한 비판도 곁들여서.


그는 지난 2005년 신장질환으로 별세하기 전 한 언론사로 적을 옮겼다. 거기서 쓴 몇몇 글로 인해 진보진영으로부터 '변절했다'는 공격을 받았다. 정 교수를 사랑하는 일부 지인들은 해직 등으로 학교에 정착하지 못해 평생 곤궁했던 그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해석도 내놓았다. 저간의 사정은 자세히 모르겠으나 해당 글들을 정 교수의 유연한 사고의 산물이라고 여기고 싶다.


지난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초유의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서 압박했다. 결국 화물연대는 조합원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정부의 태도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투표 끝에 총파업을 철회했다.


이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 물류 파업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론이 일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파업 일변도의 노조 투쟁 노선과 잦은 시위·집회에 우리나라 사회의 피로도가 상당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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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후부터다. '탄력 받은' 윤석열 정부는 시민단체, 노조를 개혁대상으로 삼는가 하면, 정치인, 지자체장까지 나서서 각종 사회 불만 목소리에 강경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불만의 또 다른 면을 공격하거나 때로는 검·경을 동원하기도 한다. 아예 집단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협박도 나온다. 그만큼 대화나 타협의 장(場)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공권력을 가진 정부가 지나치게 사회 불만을 억압하면 불만은 사라지지 않고 쌓여만 간다. 초기에는 질서가 잡히는 듯하지만 결국에는 강한 반작용을 불러일으킨다. 더군다나 상대인 시민단체나 노조도 국민이다.


역시 작고한 김수행 교수와 함께 한국 마르크스경제학의 주춧돌을 놓은 정운영 교수도 현실에 맞은 유연한 사고를 강조했다. 그 대척점에 있는 윤석열 정부도 대화와 타협의 문을 닫아놓으면 안된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유능제강(柔能制剛)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KDB산업은행 직원들이 지방이전을 반대하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제공=산업은행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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