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지난달 31일 열린 헬릭스미스 임시주주총회에서 회사 측과 소액주주연합(전 비상대책위원회) 간의 치열한 표대결이 펼쳐졌지만, 결국 최종 승자 없이 마무리 됐다.
헬릭스미스 임시주총에서 핵심 관전 포인트는 카나리아바이오엠의 추천이사 5명 선임 안건을 모두 통과시키느냐였다.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 시키면 등기이사 임기가 만료될 때까지 경영권 분쟁 논란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 해임안건은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정족수), 이들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소액주주연합 입장에서도 회사 측보다 2배 이상의 지분율을 모으기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임시주총 표대결은 회사 측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임시주총에서 카나리아바이오엠 측은 사내이사로 김선영 헬릭스미스 대표, 김병성 세종메디칼 대표를, 사외이사로 홍순호 신한회계법인 전무, 박성하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 변호사,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중 헬릭스미스의 김선영 대표는 재선임됐으나 카나리아바이오엠의 관계사 세종메디칼의 김병성 대표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아울러 사외이사로 홍순호 회계사와 박성하 변호사 선임안건은 가결됐지만, 이들을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하는 안은 부결됐다.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된 사외이사 김정만 변호사의 선임도 부결됐다. 양측 모두 절반의 승리만 챙겨간 셈이다.
과거 2차례의 지분율 싸움에서 밀렸던 헬릭스미스 측이 그나마 3명의 이사선임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었던 것은 소액주주연합 측 지분 일부에 대해 5%룰을 적용시켰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사의 의결권 있는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자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 신고해야 하는데 소액주주연합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지분율 5%에 대한 의결권만 인정했다.
5%룰을 적용한 대상자가 누구인지, 이들의 총 지분율 얼마인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경영권 분쟁을 목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소액주주연합에서 활동해온 일부 주주들 대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소액주주연합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으며, 향후 법적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대로 회사 측은 '3%룰'에 걸려 감사위원 선정에 실패했다. 우리나라 상법은 주주총회에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한다. 이를 통상 3%룰이라 부른다.
실제 감사위원 표대결에서 카나리아바이오엠(지분율 7.3%)과 김선영(지분율 4.8%)의 지분율은 3%만 인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2명에 대한 이사선임 안건이 불발됨에 따라 앞서 조건부 사임을 했던 유승신 사내이사, 차스 분트라 사외이사 등의 임기는 정기총회로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승자없는 이번 임시주총 결과에 따라 양측 간의 경영권 분쟁은 다음달 열릴 정기총회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이들은 유승신, 차스 분트라 이사 자리에 자신들의 인사를 선임하기 위해 또 다시 치열한 표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헬릭스미스 관계자는 "5명 모두 선임되길 바랬는데 3명만 선임됐다. 이는 주가 부진에 카나리아바이오엠에 대한 의심까지 겹쳤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권 분쟁이 계속 길어지고 있는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빨리 안정화 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