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뉴스 랭킹 이슈 오피니언 포럼
오피니언 속보창
Site Map
기간 설정
LG디스플레
소비기한과 식량 팬데믹 시대
딜사이트 이호정 산업1부장
2022.12.23 08:15:25
올해 식량가격지수 역대 최고치, 소비기한 적용 필요하나 철저한 검증 필요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1일 08시 3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호정 산업1부장] # 2020년 3월 26일, 국제 사회에 식량 위기론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취동위 사무총장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이동 제한 조치로 식량의 생산, 가공, 유통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3일 뒤 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무역기구(WTO) 수장들도 세계적인 식량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경고했고, 석달 뒤인 2020년 6월부터 주요 식량 가격이 폭등하기 시작했다.

FAO의 식량가격지수(Food Price Index)에 따르면 2020년 평균 98.1포인트를 기록했고, 2021년에는 125.7포인트로 1년 새 27.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역시 11월 말까지 평균 143.3포인트로 작년은 물론, 최근 20년 중 가장 높았던 2011년(131.9포인트)보다도 11.4포인트나 위에 있다. 


# 지난달 18일부터 20일, 이마트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SSG랜더스 통합우승 기념으로 진행한 '쓱세일'이 근래 볼 수 없었던 파격 할인행사였기에 소비자들이 너나할 것 없이 찾은 까닭이다. 당시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차불가', '카트 없음', '00 매진' 등 지점별 상황이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대다수 식품기업들이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부담을 이유로 연초부터 제품값을 인상해 1년 전보다 장바구니 물가가 5% 넘게 올랐으니 '오픈런' 현상이 생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사실 쓱세일 이전부터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적잖은 소비자들이 유통기한 임박 할인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폐기처분을 앞둬 할인은 물론 '1+1'과 같은 혜택도 있는 데다, 가공품의 경우 개봉하지 않으면 유통기한이 지나도 일주일 정도는 변질 우려가 없단 이유에서다. 한국맥도날드만 해도 지난해 유통기한이 지난 빵을 사용해 적잖은 곤욕을 치렀지만 당국으로부터 어떠한 행정처분도 받지 않았다. 유통기한을 임의로 조작한 것은 맞지만 엄격한 내부 유효기간에 맞춰 사용했단 이유에서였다.


# 사내 아이 둘을 키우는 입장에서 보면 새벽배송은 가히 혁명이다. 일주일치 먹거리를 쟁이기 위해 주말이면 마트에 가야했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게 해줬을 뿐만 아니라 냉털(냉장고 털어먹기)의 고통에서도 해방시켜준 서비스기 때문이다. 다만 필요할 때마다 새벽배송을 주문함에도 미처 보지 못해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가 냉장고에서 나올 때면 고민에 빠진다. 버리려니 아깝고, 먹자니 찝찝하고. 대다수가 그렇겠지만 이럴 때면 순전히 경험에 의존해 먹을지 말지에 대한 숙제를 푼다. 결과값은 매번 다르다. 아무렇지 않을 때도 있지만 탈이 나 병원을 가는 불상사를 겪기도 하니.

관련기사 more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 "고객경험 확장하겠다" 오뚜기, 곡물가 고공행진에 '무릎' 삼양식품, 어닝서프라이즈에도 라면값 9.7% 올려 풀무원, 가격 인상에도 수익 고민 이유는

내년 1월 1일부터 우유류를 제외한 식품기한 표기법이 유통기한(판매 가능 기간)에서 소비기한(소비 가능 기간)으로 변경된다. 더 이상 경험에 의존할 필요가 없어지는 만큼 음식물 폐기를 놓고 옥신각신하는 가정도 꽤나 줄 것으로 보인다.


1985년부터 38년간 유지돼 왔던 식품기한 표기법이 변경되는 이유는 음식물 쓰레기와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다. 정부에 따르면 국내 음식폐기량은 연간 548만톤에 달하고, 이를 처리하는데 1조960억원이 든다. 이에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을 사용으로 식품 폐기가 줄면 관련 비용을 연간 1조원여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기후변화와 팬데믹, 전쟁 등 글로벌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식량 수출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올해의 경우 34개국이 자국민 식량 확보와 물가 안정을 이유로 수출을 막는데 그쳤지만 식량 안보가 전 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만큼 내년에는 더 많은 나라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소비기한 적용은 이런 측면에서 시대적 흐름에 맞춘 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 다만 너무 서두르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소비기한의 경우 유통기한 대비 유효기간이 20% 이상 길어지는 만큼 보관방법이나 위생 및 품질관리 등에 있어 더욱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데 표기법 변경에만 매진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일본의 경우 5일 이내 섭취해야 하는 제품은 소비기한, 품질 변화가 느린 제품은 상미기한으로 표기하고 있다. 동일한 식품이라도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지고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차등 소비기한 적용이 필요하다. 값 비싸진 식량을 효율적으로 소비하기 위해 적용되는 소비기한에 혹여 안정성 문제가 불거지면 식품폐기보다 더 큰 사회적 비용을 치를 수도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한국투자증권(주)
lock_clock곧 무료로 풀릴 기사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more
딜사이트 회원전용
help 딜사이트 회원에게만 제공되는 특별한 콘텐트입니다. 무료 회원 가입 후 바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
Show moreexpand_more
에딧머니성공 투자 No.1 채널 more
딜사이트 벤처캐피탈 포럼
Infographic News
IPO 대표주관 순위 추이 (월 누적)
Issue Today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