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한경석 기자] 다올금융그룹은 '제2의 미래에셋금융그룹'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최근 급성장한 투자금융회사다. 지주사격인 다올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957억원으로 사상 최대실적을 달성할 정도였다.

상반기에만 해도 승승장구했던 실적은 하반기 들어 사정이 달라졌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이 얼어붙고 단기자금 시장 경색과 맞물려 위기가 찾아왔다. 다올투자증권의 사업구조는 부동산금융 전문가로 꼽히는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형성됐기에 그의 발자취에 이목이 쏠린다. 이 회장은 2016년 다올투자증권(전 KTB투자증권)을 공동 경영하기 시작하며 현재 다올금융그룹의 색채를 만들었다.

이 회장이 업계에서 이름을 알린 건 2004년부터다. 당시 국내 최초로 공공기관 아닌 민간 금융기관이 출자한 부동산신탁회사 '다올부동산신탁'을 세웠다. 

그는 2006년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다올자산운용을 세워 부동산 전문가로 주목받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러한 행보를 눈여겨 2010년 다올부동산신탁과 다올자산운용을 자회사와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그리고 각각 '하나다올신탁', '하나다올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꿨다.

◆하나금융 재직 시절 '김승유 사단'으로 유명세

하나금융 편입 과정에선 고려대 경영학과 선배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영향력이 컸다. 태릉고와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인 이 회장은 김 전 회장의 인맥을 일컫는 '김승유 사단'으로 불리는 등 하나금융 재직 당시 유명세를 탔다. 특히 하나금융으로 편입된 2010년은 김 전 회장이 재임했던 시기다. 이 회장은 자신이 경영하던 하나다올신탁 지분 45.8%를 두 차례에 걸쳐 매각하면서 총 451억원의 자금을 손에 넣었다. 이후 하나다올신탁은 하나자산신탁으로 하나다올자산운용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으로 사명을 바꿨다.

2014년 당시 이 회장은 부동산전문 투자회사인 다올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2018년 최대주주 올라…올해 '다올' 사명 변경

이 회장은 2016년 KTB투자증권 부회장 자격으로 합류했고 당시 권성문 전 KTB금융그룹 회장은 다올인베스트먼트와의 시너지를 고려해 공동 경영을 제안했다.

이 회장은 권 전 회장의 제안으로 KTB투자증권을 이끌었다. 이후 권 전 회장은 이 회장에게 보유 지분 상당 부분을 건네고 2018년 이 회장 체제의 서막을 알렸다. 2018년 1월 32.76%까지 지분을 늘리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올 3분기 기준 이 회장의 다올투자증권 지분은 25.07%(1511만7755주)다. 올해 3월 KTB금융그룹은 민영화된 2000년부터 22년간 사명을 이어오다 '다올금융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이 회장 시대를 알렸다. '다올'은 '하는 일마다 복이 온다'는 의미의 순우리말로 과거 이 회장에게 큰 성공을 안겨준 회사의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