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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과 권불오년(權不五年)
이규창 기자
2022.09.08 08:26:35
디지털화·탈화석연료 방향 맞다면 금융이라도 계획대로 투자해야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08시 3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규창 기자] 노자는 도덕경에서 "가장 훌륭한 임금은 백성들이 그가 있는 사실만 안다"고 말했다. 노자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아무 일도 안하는 대통령이 훌륭한 지도자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여러 미디어를 통해 수많은 소식을 접하는 오늘날 일하지 않는 대통령은 결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따라서 권력을 잡으면 앞선 권력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것을 입히려고 한다. 보수에서 보수로, 진보에서 진보로 대통령 명패가 교체되도 마찬가지다. 정책의 방향을 틀기 어렵다면 명칭이라도 바꾼다. 예산을 삭감하거나 새로운 명칭으로 예산을 신규 배정하기도 한다. 부처나 공공기관을 통합했다가 분리, 분리했다가 통합하는 일이 반복된다.


문재인 정부가 경제 분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한 '한국판 뉴딜'도 어김없이 위기를 맞았다. 그린에너지와 디지털에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에 산업계는 물론 금융계도 금융지주별로 수십조원의 투자 공약을 내세우며 적극 호응했다.


그러나 윤 정부가 들어서자 분위기가 냉각됐다. 우선 금융위원회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에 뉴딜금융과를 지속가능금융과로 변경했다. KDB산업은행은 ESG·뉴딜기획부를 ESG기획부로 바꿨다. 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 예산안에 따르면 뉴딜펀드는 혁신성장펀드로 변경돼 운영된다.


혁신성장펀드에 투입될 정부 예산도 3000억원으로 올해 절반 수준으로 삭감됐다. 윤 정부는 앞으로 재정 투입을 줄이고 민간 투자를 유도하는 쪽으로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분위기에다 금리 상승에 따른 자산 가격 급락으로 뉴딜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 골짜기에 깊숙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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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정책의 논란을 차치하더라도 그린에너지 투자 방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한국산 자동차 차별논란을 불러일으킨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에도 친환경에너지발전 지원과 태양열 설치 세금 공제, 전기차 구매 세액 공제 등의 내용이 담긴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디지털화도 마찬가지다. 급속한 디지털화로 당장 일자리 감소가 걱정되기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영 및 생산 효율성 극대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불러온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 정부가 뉴딜 간판을 내리고 새로운 간판을 올리는 일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미래 경쟁력과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의 일관성이 핵심이다. 윤 정부도 뉴딜의 철회나 전면 수정이 아닌 보완을 제시했다. 명칭 변경으로만 보면 윤 정부도 그린에너지와 디지털 투자를 '지속가능한 혁신성장'으로 규정한 셈이다.


그러나 최근 민간 분야의 관련 투자도 덩달아 위축되는 모양새다. 특히 사흘이 멀다 하고 뉴딜 관련 펀드를 홍보하던 금융 쪽도 주춤하긴 마찬가지다. 간간이 그린에너지나 디지털 투자 소식이 전해지고 있으나 불과 몇 개월 전과는 사뭇 다르다. 이자 장사 비판과 경기 위축과 맞물려 관련 투자 계획이 흐지부지될까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노자의 핵심 사상인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아무 일도 하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억지로 무엇을 하려 말고 비우거나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훌륭한 임금은 백성들을 못살게 굴지 않고 백성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노력해서 만족할 만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일단 윤 정부는 뉴딜의 이름을 바꾸고 '반 발짝' 물러섰다. 따라서 오히려 민간, 특히 금융이 디지털화와 탈화석연료를 향해 눈치 보지 말고 적극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 대통령 임기는 5년이다. 


팍스넷뉴스는 2020년 10월 28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판 뉴딜, 성장의 판이 바뀐다'는 주제로 창립 2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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