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호연 기자] 두산건설의 재무안정성이 그간의 차입금 부담 완화 노력에도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건설시장에서 일정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변경되면서 두산그룹 계열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3일 두산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B-'로 유지하면서 "꾸준한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로 차입금 부담을 덜어왔지만 재무안정성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두산건설은 2010년 이후 일부 부실 사업장의 미착공·미분양 상태가 길어지면서 여기서 발생해야 하는 매출 일부를 손실로 간주했고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11년 동안 적자가 이어지면서 유상증자와 현물출자를 이어가는 등 차입금 부담을 덜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지난해 화성반월 및 천안성성 사업권과 밸류그로스 상환 우선주 등을 매각하면서 2018년 7608억원이던 순차입금은 올해 3분기 994억원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사업권 매각에 따른 매각차손과 할인분양으로 인한 대손상각비 반영으로 자본 규모가 축소됐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은 2017년말 194.7%에서 2021년 9월말 기준 429.1%로 상승했다.
성태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진행공사가 증가하면서 외형이 확장되고 있고 주택부문 채산성에 힘입어 매출원가율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하지만 차입금 절감 노력으로 부채비율이 증가해 재무안정성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말했다.
두산그룹 계열의 지원도 앞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산건설이 최근 진행한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변경됐기 때문이다.
두산건설은 지난 21일 제3자배정방식 유상증자로 2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추가 손실과 보증채무 현실화 가능성을 낮췄지만 최대주주가 더제니스홀딩스 유한회사로 변경됐다.
성 연구원은 "두산그룹이 2010년 이후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왔기에 계열사의 지원 가능성은 두산건설의 신인도를 지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며 "하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그룹과의 연계가 희석되는 점을 감안해 계열 지원 가능성을 미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부정적 요인에도 불구하고 한기평은 두산건설이 국내 건설시장에서 일정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안정적인 회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두산건설은 2021년 조정시공능력평가에서 23위를 기록했다. 성 연구원은 "두산건설은 다양한 시공경험과 주택브랜드 '위브'의 인지도 등을 바탕으로 일정한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연평균 2조원 이상의 신규수주를 기록하면서 안정적인 매출기반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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