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철강업계가 '코로나19 사태'에 단단히 발목을 잡혔다. 국내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양대 축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 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감내하고 있다. 양사는 최악의 실적 쇼크에 빠졌던 지난해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있으나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유의미한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증권가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올 2분기에도 극심한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률이 3.2% 수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6.5%의 이익률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특히 현대제철은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동안 국내 철강기업 가운데 가장 우수한 실적을 내왔던 두 기업이기에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양사 실적 부진의 가장 큰 배경은 생산비용 부담 확대다. 최근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은 극심한 수주 기근으로 고강도 감산에 돌입한 상태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위축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철강업 특성상 감산은 생산비용 확대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

포스코는 이달 16일부터 사상 처음으로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일부 생산설비에 대한 휴업에 들어갔다. 제품 생산을 담당하는 하공정 설비가 휴업 대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지난 5월 개보수를 마친 광양제철소 3고로 가동도 연기하고 있는 상태다. 수요 침체로 쇳물이 남게 되면서 재가동 시기를 최대한 늦추고 있는 것이다. 포스코 측은 광양 3고로의 경우 빨라야 7월 초에나 다시 가동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제철은 이달 1일부터 당진제철소 전기로 열연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현대제철은 연초 이미 당진 전기로 열연공장에 대한 30% 수준의 강도 높은 감산 계획을 짜놓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자동차, 건설, 가전 등 열연 주요 수요산업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완전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연초부터 추진했던 철강가격 인상 전략이 제대로 통하지 않고 있는 부분도 실적 개선을 더디게 만드는 주요인이다. 국내 철강업체들이 올해 주요 수요업체들과 진행 중인 가격협상은 여전히 상반기 가격에 대한 합의점 도출에도 이르지 못한 상태다.

반면 고로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은 오히려 급등하며 부담을 키우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국제 철광석(62%, 중국향 CFR기준) 가격은 톤당 102.4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초 83달러 수준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2분기에만 20달러 가까이 가파르게 오른 가격대다.

수요산업 침체로 제품가격 인상은 쉽지 않은 가운데 생산원가는 커지면서 실적 악화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도 상당한 부담을 철강업체들이 내부적으로 흡수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줄어든 수요를 공장 감산으로 상쇄하고 고부가가치강재 생산 확대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면서 "2분기까지는 힘들겠지만 3분기에 들어서면 점진적인 수요 회복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