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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이루지 못한 꿈
이호정 기자
2020.01.20 18:04:10
동생, 두 아들 갈등 봉합 실패…일관제철소 등 미실현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18시 04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이호정 기자] 신격호 명예회장은 살아생전 열망했던 대부분을 성취했다. 10대 그룹 도약의 꿈을 일궈냈고, 숙원 사업이었던 123층 마천루 롯데월드타워 건립도 성공적으로 갈무리 졌다. 다만 신 명예회장 끝내 풀지 못한 숙제가 몇 남았다. ‘돈’ 때문에 소원해진 동생들을 다시 품지 못했고, 두 아들의 화해 모습도 보지 못했다. 사업적 측면에서도 일관 제철소와 골프장 건립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랜 기간 애착을 가지고 공을 들였지만 삽 한번 들지 못했다.


◆독단적 경영스타일…‘돈’ 때문에 멀어진 동생들


단돈 83엔을 들고 일본 유학길에 올랐던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8년 껌 회사인 롯데를 설립하면서부터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그러다 1966년 한일 수교를 계기로 투자의 길이 열리자 같은 해 롯데알미늄, 이듬해(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해 한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신 명예회장은 동생들을 경영에 참여시켰다.


다만 신 명예회장이 100만원 이상 자금이 들어가는 일은 본인이 반드시 결제할 만큼 자금 지출을 통제하고, 사업투자 시 독단적으로 결단을 내리는 경영스타일을 고수하다 보니 결국 함께 일했던 동생들 모두 그의 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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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신춘호 농심그룹 명예회장은 라면 사업을 놓고 형인 신격호 명예회장과 마찰을 빚다가 1978년 사명을 롯데공업에서 농심으로 변경하며 대소사도 챙기지 않는 사이가 됐다. 30년 넘게 롯데에 몸담았던 신준호 푸드밀 회장도 서울 양평동 땅(롯데제과, 롯데푸드, 롯데홈쇼핑 부지)을 놓고 신 명예회장과 재산분쟁을 벌인 끝에 그룹의 모든 직위를 박탈당하며 팽 당했다.


이외 신 명예회장은 막내 여동생 신정희 동화면세점 사장과도 법적분쟁을 벌였다. 신 사장의 남편 김기병 회장이 롯데관광을 운영했는데, 2007년 롯데그룹이 일본 JTB와 합작해 롯데JTB를 설립하면서 롯데관광에 샤롯데 로고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던 게 주 요인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의 곁에 끝까지 담은 동생은 사업적 연결고리가 많지 않던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유일했다”며 “신격호 명예회장이 신춘호 명예회장 등 자신을 등진 동생들의 사업영역 진출을 지속적으로 꾀하면서 결국 의절하는 사이가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격호 명예회장의 영면을 계기로 신춘호 명예회장 등 그의 동생들이 조카인 신동빈 회장을 끌어안고 과거의 앙금을 청산할지 여부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 명예회장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화해하는 모습도 끝내 보지 못했다. 2015년 불거진 경영권 분쟁으로 사이가 멀어진 두 사람은 1년 3개월 만에 부친의 장례식장에서 재회했다.


◆끝내 실현하지 못한 일관 제철소‧골프장 건설


‘껌’ 회사로 시작된 롯데그룹이 재계 5위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은 신격호 명예회장의 혜안 덕이었다. 성장에 필요한 회사를 적기에 설립하고 인수합병(M&A)하면서 롯데그룹의 기틀을 다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1973년 서울 소공동에 33층 규모의 롯데호텔을 준공했고, 80년대 중후반까지 칠성한미음료(현 롯데칠성), 삼강산업(현 롯데푸드), 평화건업사(현 롯데건설),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등을 인수했다.


신 명예회장이 이처럼 사업적으로 승승장구 해왔기에 어떠한 아쉬움도 없을 것 같지만 그 역시 오랜 기간 염원했던 일관 제철소와 골프장 사업은 시작조차 못해본 채 끝맺음 했다.


일관 제철소 건설 경우 신 명예회장이 1968년부터 꿈꿨던 사업이었다. 당초 그는 후지제철(현 일본제철)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에 제철소를 짓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웠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철강산업을 국영화하기로 방침을 바꾸면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시절 한보철강이 매물로 나오면서 인수에 나섰다. 하지만 실사 결과 장부가보다 낮은 자산가치와 횡령문제, 과도한 부채 등이 드러나 인수를 포기했다.


골프장 건설도 일관 제철소와 다르지 않다. 신 명예회장은 1980년대 골프가 국내에 확산될 무렵부터 여의도 등 서울 중심부에서 30분 거리에 위치한 인천 계양산 일대 257만㎡의 부지를 매입,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이후 2009년 인천시가 계양산 일대를 대중골프장으로 설치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을 통과시키면서 꿈이 실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송영길 시장 취임 후 인천시가 시민·환경단체의 환경 파괴 우려를 수용해 도시계획을 철회했고, 결국 2018년 대법에서까지 패소하면서 골프장 건설이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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